사의 찬미/ 김우진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희 가는 곳 그 어데이더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苦海)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고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고나
삶에 열중(熱中)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우에 춤추는 자로다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고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허영에 빠져 날뛰는 인생아
너 속혔음을 네가 아느냐.
세상의 것은 너에게 허무니
너 죽은 후에 모두다 없도다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고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잘 살고 못 되고 찰나의 것이니
흉흉한 암초는 가까워 오도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돈도 명예도 내 님도 다 싫다
살수록 괴롭고 갈수록 험하니
한갓 바람은 평화의 죽음
내가 세상에 이 몸을 감출 때
괴로움도 쓰림도 사라져 버린다
|
김우진(연극인,1897-1926)
윤심덕(성악가,1897-1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