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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곡

Fryderyk Franciszek Chopin / Preludes op. 28

 

 

 
Fryderyk Franciszek Chopin
Preludes op. 28

Piano, 마르타 아르헤리치

 







Preludes op. 28, NO.15

빗방울 전주곡





no.15 D flat장조, Sostenuto <빗방울전주곡>




사랑하는 아기를 달래어서 잠들게 하는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도 꿈의 나라에 있다.
꿈은 무서운 꿈이었다.
우리 아이의 운명은 교수대에서 끝난다는 말을 듣게 된다.
너무 놀라서 지른 자기의 목소리에 꿈은 깨었다.
깨어나 어머니 마음은 아직도 두근거린다.
조르주 상드는 '수도원의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연상케 한다'라고 평했는데, 오늘날에는 <빗방울 전주곡>으로 유명하다.
곡 전체를 통해 끊임없이 들려오는 A-flat(혹은 G-sharp)음 때문에 '빗방울'이라는 제목이 붙은 유명한 곡이다.
꼭 A-flat음이 아니라도, 이 곡은 비오는 날의 분위기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창문 밖으로 비 오는 거리를 내다본다거나, 처마 밑에 서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한 지극히 매력적인 분위기가 이 곡에 살아있다.
중간부에서 곡은 c-sharp단조로 전조되어 먹구름이 낀 듯한 불안정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이러한 불안정함도 무척 편안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곡에 대해서 조르주 상드는 자신의 '회상록'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비오는 어느날 상드가 밤늦게 돌아와 보니,

쇼팽이 아직 자지 않고 피아노를 치고 있었답니다.

그때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피아노곡에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해요...


쇼팽은 발데모사 수도원에서 폴로네이즈 A장조와 녹턴 F단조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작곡하고, 24개의 전주곡을 완성했다.
여기서 작곡한 그의 전주곡들 가운데 빗방울 전주곡은 가장 널리 알려져 사랑을 받는 곡이다.
고음부는 빗방울 소리같은 단조로운 음향이 끝임없이 울리고, 저음부는 울적한 선율이 구슬프게 깔리는 이 곡에는 애처로운 일화가 전해진다.
쇼팽의 약을 구하러 팔마로 나갔던 상드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길을 되짚어 돌아오니 방안에는 더욱 세찬 빗방울이 건반에서 흘러 넘치고 있었다.


"사랑하는 조르쥬 내 앞에 서있는 건 분명 당신이겠지?

난 당신이 급류에 휘말리는 환영을 봤단 말이오.

대체 어찌된 일일까,

내 가슴도 분명히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부드러운 햇살이 흘러 넘치는 발데모사 수도원의 지붕.
하지만 150년 전 어느 폭풍우 치던 밤 쇼팽이 착각했던 물소리는 바로 저 지붕 위에 떨어지던 비의 음향이었던 것이다.






16번 B flat단조, Presto con fuoco, 2/2박자


<나락의 골짜기 밑바닥을 향한 길>. 악상기호대로 거칠게 질주하는 곡이다. 맹렬한 박력을 지니고 있으며(Op10-4의 c-sharp단조 연습곡과도 통하는 데가 있다) 리드미컬한 왼손의 반주가 주는 스피드감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종종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곡의 끝맺음은 극히 상쾌하다. 이 곡은 전주곡집 전체를 통해 하나의 클라이막스를 이루고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전환점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17번 A flat장조, Allegretto, 6/8박자


<그 여자는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잔잔한 반주를 동반한 화음의 칸타빌레이다. 두텁게 겹쳐진 화음의 맨 윗음이 선율을 노래하고 길게 테누노되는 음이 하나의 동기를 마감한다. 연습곡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따사로운 선율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루하다는 느낌도 받게 한다.



18번 F 단조, Molto Allegro, 2/2박자
(파데레프스키판에서는 4/4박자)



<저주>. 갑작스레 신경질적인 악상이 나타난다. 한 마디 내에 accel, rall의 두 가지 루바토가 쓰이도록 작곡된 듯 하다.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처럼, 날카롭게 중얼거리는 듯 한 악상,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는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르고, D-flat유니즌의 격렬한 트레몰로와 격한 스타카토로 곡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