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고귀한 귀향 - 조병화

에드몽 2008. 9. 16. 16:12

 

 

 

 

 

 

 

고요한 귀향 - 조병화


이곳까지 오는 길 험했으나
고향에 접어드니 마냥 고요하여라

비가 내리다 개이고
개이다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다 폭설이 되고
폭설이 되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홍수가 되다 가뭄이 되고
가을 겨울이 되면서
만남과 이별이 세월이 되고
마른 눈물이 이곳이 되면서

지나 온 주막들 아련히
고향은 마냥 고요하여라

아, 어머님 안녕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