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차라리 댓잎이라면 - 이성복

에드몽 2008. 12. 5. 19:33

 

 

 

차라리 댓잎이라면 - 이성복

 

 

형은 바다에
눈 오는 거 본 적 있수?
그거 차마 못 봐요, 미쳐요

저리 넓은 바다에
빗방울 하나 앉을 데 없다니
차라리 댓잎이라면 떠돌기라도 하지

형, 백 년 뒤 미친 척하고
한번 와 볼까요,
백 년 전 형은 또 어디 있었수?

백 년 전 바다에
백 년 뒤 비가 오고 있었다, 젖은
그의 눈에 내리다마는 나는 빗줄기였다.

 

 

  

Jeg Ser Deg Sote Lam - Susanne Lund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