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무렵 - 도종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이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 안고 가야할 사람이 있다.
끓어 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 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다.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 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Violin Concerto No. 5 in A major, K. 219, ll Adagio
- Moz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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