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저녁 무렵 - 도종환

에드몽 2009. 11. 17. 21:55

 

 

 

저녁무렵 - 도종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이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 안고 가야할 사람이 있다.

 

끓어 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 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다.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 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Violin Concerto No. 5 in A major, K. 219, ll Adagio

- Moz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