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러스트=권신아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1939년>
'시인들의 애송詩 100選 - 조선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 익은 사과 / 김혜순 <시인이 애송하는 詩 100선>-정끝별 (0) | 2008.03.09 |
---|---|
산정 묘지 - 조정권 <시인이 애송하는 詩 100선>-문태준 (0) | 2008.03.09 |
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 오탁번<시인이 애송詩 100선>-문태준> (0) | 2008.03.09 |
성탄제 / 김종길<시인이 애송하는 詩 100선>- 정끝별 (0) | 2008.03.09 |
사라진 손바닥 / 나희덕<시인이 애송하는 詩 100선>- 문태준 (0) | 2008.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