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글

完經(완경) - 김선우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完經(완경) - 김선우


수련 열리다
닫히다
열리다
닫히다
닷새를 진분홍 꽃잎 열고 닫은 후
초록 연잎 위에 아주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禪定(선정)에 든 臥佛(와불) 같다

수련의 하루를 당신의 십 년이라고 할까
엄마는 쉰 살부터 더는 꽃이 비치지 않았다 했다

피고 지던 팽팽한
赤衣(적의)의 화두마저 걷어버린
당신의 중심에 고인 허공

나는 꽃을 거둔 수련에게 속삭인다
폐경이라니, 엄마,
완경이야, 완경!

 



You Are My Destiny - Ernesto Cortazar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雲株(운주)에 눕다 - 김선우  (0) 2008.05.23
왕모래 - 김선우  (0) 2008.05.22
거꾸로 가는 생 - 김선우  (0) 2008.05.21
민둥산 - 김선우  (0) 2008.05.21
가을 구름 물속을 간다 - 김선우  (0) 2008.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