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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님, 청산유수님과 함께 식장산 겨울 산행을 하기로 약속을 한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창밖에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랫동안의 겨울 가뭄이 있었기에 내심 반갑기도 했지만
빗줄기가 굵어 산행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다.
산행준비를 하고 있는데 울프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비가 많이 내려 산행이 힘들지 않겠냐고...
비는 오더라도 약속한 산행이니 산에 오르자고 문자를 보냈더니 전화가 왔다.
빗소리를 들으니 너무 많은 비가 내려 산엔 오를 수 없고 저녁때 만나 술잔이나 기울이잰다.
청산유수님과 산행을 하기로 했다.
안개가 드리워져서 그렇지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이 아니고
약속을 했으니 무슨일이 있더라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ㅎ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을 지나가니 승객이 대부분 내리고 좌석이 텅텅비었다.
옆칸을 보니 청산유수님이 지하철 창밖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청산유수님과 판암동 종점에서 내려 밖으로 나와보니
차가운 겨울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청산유수님은 비옷을 입고 나는 우산을 들고 식장산으로 오르는 길을 찾아
골목길을 걸었다.
식장산에 오른 날이 2009년 1월 18일인데
사진엔 날짜가 잘못찍혔다.
판암동은 대전의 동쪽끝
경부선과 경부고속도로와 진주간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오래전부터 포도재배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도 산비탈의 밭엔 포도밭이 즐비하다.
등산로를 찾지 못해 산속을 헤메이고...
산짐승이 다녔을 법한 좁은 산길을 따라서...
도토리 상수리나무잎의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는...
드디어 청산유수님이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을 찾으셨다.
조상님의 유택이 있는 비탈길을
기찻길에 깔았던 침목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후손들의 효심이 지극하다
식장산(食藏山)은 대전광역시 동구와 충북 옥천군 사이에 있는 해발 623.6m의 산으로
삼국시대에는 군사요충지였고
백제 군사들이 식량을 저장해 놓았다는 뜻으로 식장산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이곳 산에는 크고작은 암자(고산사. 개심사, 식장사등)가 있고,
호수와 어울어진 세천공원이 인접해 있는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산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곳이라서 그러리라.
대전에 오래도록 살았어도 식장산엔 오늘 처음 오른다.
낮은 구름이 식장산으로 오르는 능선을 지나가고 있다.
숲과 어우러진 짙은 운무가 몽환적이다.
식장산 정상에 있는 통신 및 방송 송신시설...
에드몽
청산유수님
식장산 정상의 태극기
바람이 세차게 불었는데도 태극기가 겨울비에 젖어 신나게 펄럭이지도 못하고.
ㅎ... 청산유수님께서 준비하신 족발과 복분자술...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는 복분자술맛은 일품이다 ㅎㅎㅎ...
입안에서 씹히는 족발도 그렇고...ㅎ
겨울비에 젖어있는 소나무와 등산로가 을씨년스럽다.
산내 삼거리 쪽으로 내려오니 아침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멈췄다.
복분자 술을 마시며 비를 피하고 있을 때
산내쪽에서 올라오신 보살님...
산을 무척 사랑하시는 듯하다
여자의 몸으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산을 홀로 오르시다니...
식장산 헬기장으로 오르기 위해
복분자술을 권해드려도 한사코 거절하고
따뜻한 물로 목을 축이고 정상으로 향했는데
개심사쪽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다시 만났다.
보살님은 산내 삼거리쪽으로 가시고
우린 개심사쪽으로...ㅎ
개심사쪽 등산로 옆에 잘려진 소나무
예리한 톱으로 잘려진 소나무 나이테가 선명하다.
아픔은 얼마나 클까?
개심사 대웅전
청산유수님이 부처님께 향과 금일봉을 공양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 - 진주간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산행을 마치고 판암동 식당에서...
엉성하게 버무린 듯한 부추겉저리 맛이 좋았다.
탕도 좋았공...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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