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7일 밤재에서 피래산을 다녀왔었다.
강릉 밤재에서 피래산에 올라 피래골로 내려오는 산행이었는데
유월초라서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이라 나뭇잎도 연하고 부드러웠고
야생화가 곳곳에 피어있어
산길을 걷는 산객들도 마음이 편안했었다.
피래산에 오르는 산길에 줄딸기가 빨갛게 익어
입에 넣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었는데...ㅎ
피래산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객들만 간간히 찾는 산으로
산길에도 잡목과 풀이 우거져 있었고
운무가 자욱한 도토리나무 숲을 지날 땐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수푹히 쌓여 등산화에 닿는 감촉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피래산에 오르면서 산이 구름으로 덥여 동해의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없었지만
능선을 따라 정동진 바다쪽으로 내려가고픈 마음이었는데
드뎌 오늘 가고자 했던 길을 걷게 되어 설레임이다.
아울러 수로부인의 전설이 깃든 헌화로를 따라 걷는 여정이 있어 기대가 크다.
*강릉 기마봉- 헌화로 산행코스*
밤재(11:50) - 기마봉(12:44) - 헌화로(3:15) - 금진항(3:50)
산행시간 약4시간(식사시간포함)
강릉기마봉 산행지도
입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만
산행당일엔 날씨도 포근하고 햇살도 강하고
하늘엔 옅은 구름만이 흐르고 있어
시야가 넓게 트여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강릉 밤재는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와 강동면 산성우2리에 있는 있는 고개다.
밤재 유래는
옥계면 출신 선비가 과거에 급제하자 방(榜)꾼이 과거에 급제한 사실을 알리고자
이 고개부터 방을 외치며 왔다하여 방재라 불리웠다고하고
이 고개 주변에 밤나무가 많이 있다고 하여 밤재라고 불리웠다한다.
기마봉가는 길에 바라본 피래산
피래산도 흙산이었는데
기마봉으로 이어진 산길도 흙산이다.
수목은 소나무가 주요수종이고
물오리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소나무숲사이에 끼어 자라고 있다.
물오리나무 꽃눈
피래산
기마봉(383m)12:44
기마봉은 옥계면 금진리와 강동면 산성우 2리 사이에 있는 383m 높이의 봉우리다.
신라시대의 옥랑(玉랑)낭자와 윤복(尹福)의 사랑 전설이 깃든 기마봉이다. 당시에는 우곡현(羽谿縣)이라 불리웠던 옥계면에는 건강하고 잘생긴 윤복(尹福)이란 청년이 있었다.
30 세가 넘도록 배필을 정하지 못한 채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무렵 고구려와 신라는 밀고 밀리는 치열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었는데 청년 윤복이는 옥랑이란 낭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 청년도 편안히 생업에만 전념할 수 없게 되어 전쟁터에 나가게 된다. 옥랑은 그날부터 뒷산에 제단을 만들고 떠나간 윤복의 무사 귀환을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속에 수염이 하얀 산신령이 나타나 말 한 필을 주면서 빨리 밤재로 가서 윤복이를 구하라는 것이었다.
꿈속에서 깨어난 그녀는 단숨에 밤재로 달려갔고,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윤복을 발견하게 된다.
윤복이는 전쟁터에서 다리를 다친 채 무리하게 먼길을 달려 왔고 고향 뒷산에 이르자 긴장이 풀리면서 기진 맥진, 넋을 잃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감격스러운 만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윤복이는 하루만에 죽고 만다.
슬픔에 잠긴 옥랑이도 3일 후 윤복이가 쓰러졌던 산에 올라가 죽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두 남녀의 죽음을 애도하여 그녀가 기도하던 산을 기마봉(騎馬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출처:웹)
기마봉에서 점심식사(12:40)
당신과 가는 길 - 도종환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박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얼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이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강원도에는 토종소나무가 많다.
나무 줄기가 붉어 적송(赤松)이라고 하며,
내륙지방에서 자란다고 하여 육송(陸松)이라고도 불리우며,
여인의 자태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고 하여 여송(女松)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적송이라는 이름은 일본식표기다.
옛 문헌에도 적송이라고 불린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마봉 능선의 조릿대
283봉(2:12)
정동진(正東津)은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에 있는 바닷가로 해돗이 명소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283봉에서 바라본 정동진 (2:14)
283봉에서 바라본 정동진
소나무를 송(松)이라고 불리우는데는
진시황이 행차를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게 되었단다.
소나무아래서 비를 피하게 된 진시황은 고마움의 표시로
소나무를 (목공)木公이라고 부르도록 했는데...
훗날 木 과 公 두글짜가 합쳐저 松이 되었다고 한다.
외솔봉(226m)에서 여담소님... 2:33
정동진과 동해바다
금진항 방향으로...
외솔봉에서 바랍론 정동진
심곡항에서 바라본 헌화로 해안 (3:13)
헌화로
헌화로는 해안단구로 이루어진 지형으로
심곡항에서 금진항까지 60m높이의 해안단구와 바다가 만나 절경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해안이다.
해안단구는 바닷물이 육지를 침식에 의해 형성된 기반암의 침식면이나
과거의 해면에 관련되어 평탄면이 불연속적으로 융기되어 해안선을 따라
계단상으로 분포된 지형이다.
헌화로
헌화로는 강릉시 강동면 심곡항과 옥계면 금진항을 잇는 해안도로로
바위 절벽과 해안의 기암괴석 그리고 동해의 푸른바다가 만나는 약 2km의 왕복 2차선 도로이다.
바다와 도로의 높이차가 2m밖에 안되어 해안에 부딪치는 바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고
파도가 심한 날에는 도로에 까지 파도가 밀려오기도 한다는데...
병풍처럼 깍아지른 절벽과 해안 바위섬에는
떡두꺼비 바위를 비롯하여 구선암, 괴면암, 합궁골, 저승골, 백두대간, 해룡신전, '공룡가족구선암, 괴면암, 합궁골, 저승골, 백두대간, 해룡신전, '공룡가족 다양하게 이름붙여진 기암괴석이 있다고 하는데...
이름을 써붙여놓지 않아 초행길의 산객의 눈엔 그저 바위로 만 보인다.
군작전지역이라서 저녁 8시 이후에는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는
도보로 통행이 불가능하다.
골드코스트 유람선이 헌화로 앞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정동해운에서 운영하는 유람선 운행코스*
금진항 → 헌화로 → 심곡마을 → 정동진 해돋이공원 → 모래시계 공원
→ 하슬라아트월드 → 등명락가사 → 함정전시관(통일공원)
1시간 40여분 동안
정동진과 헌화로 일대의 바다와 해안을 둘러볼 수 있단다.
헌화로는
강릉시에서 심곡과 금진항을 잇는 해안도로를 개설하면서 이름짓기 공모전을 열어서
채택된 이름이라고 한다.
獻花路 詩碑(헌화로 시비)
紫布岩乎邊希(자포암호변희)
執音乎手毋牛放敎遣(집음호수무우방교견)
吾肹不喩慚肹伊賜等(오힐불유참힐이사등)
花肹折叱可獻乎理音如(화힐절질가헌호리음여)
붉은색(자줏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으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양주동)
헌화가
검푸른 바다의 언저리에
손에 잡고 있는 암소를 놓아두고
나를 나무라지 아니하신다면
꽃을 꺽어 바치오리다
(헌화가 시비전문)
헌화가는 신라 시대 향찰로 기록되어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어
헌화가를 두고 학자들 마다 해석이 분분한데
헌화로 시비는 어느분의 해석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에서는 양주동의 해석을 인용했다.
헌화가는 신라 성덕왕시절 강릉태수로 부임하러 가던 순정공이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절벽에 활짝 핀 철쭉꽃을 보고 수로부인이 탐이나서
노복에게 꽃을 꺽어오라고 말하니
사람이 올라갈 수 없는 절벽이라서 아무도 대답이 없었는데
암소를 끓고 가던 견우노인이 꽃을 꺽어 수로부인에게 바치면서
헌화가를 불렀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견우노인이 수로부인에게 꽃을 바친 곳이 정동진 근처 화비령 고갯길이라고 한다.
해안 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헌화로
헌화로에서 만난 포장마차
헌화로를 걸으면서 사진찍느라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나교수님이 포장마차로 가시잰다.
헌화로에서 소줏잔을 기울이며 추억을 한토막 만들어 주셨다.
삶은 달걀이라는 유머와 함께...ㅎ
금진항 풍경
금진항...
금진항 저녁노을
선자령 풍력발전소 바람개비...(5:40)
2월 6일 계룡산 남쪽 끝자락에 있는 연산향교에서 향적산 국사봉으로 올라 엄사리로 내려오는
토요산행을 해서 다소 피곤했는데...
기마봉의 솔향과 동해바다의 시원한 풍광을 가슴에 담으니 피로가 가시는 듯하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곧게 서있는 해송
바위에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를 묵묵히 받아주는 바위섬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시작인지 모를 넓고 푸른 바다
산객은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며
헌화로가 품고 있는 세세한 풍경을 담고...
기마봉과 헌화로를 함께 걸었던 산객들과
금진항에서 회한접시 놓고 소줏잔을 기울이며
기마봉산행을 마무리한다.
Amapola - E. Morric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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