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첫 일요일
새벽 날씨는 잔뜩 흐려있어 비를 뿌릴 기세다.
다행히도 비는 내리지 않고...
우리나라에 증도라는 섬이 있다는 것을 산악회를 통해서 처음 알았다.
그 섬이 아시아최초로 슬로우시티로 지정되었고
해송으로 이루어진 한반도 숲이 있다는 것...
그리고 단일염전으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크다는 것과
천사의 섬이라는 것도...
낯선이름 낯선 풍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출발선에서는 늘 설레임이다.
간밤에 잠도 설치고 차에 올랐는데...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아도 눈은 말똥말똥...ㅎ
사옥도에 있는 지신개 선착장에 버스가 도착하니 증도행 철부선이 떠나려고 한다.
철부선 불러 세워
산객과 버스가 철부선에 승선하니
서해의 탁한 바닷물을 가르며 배가 출발한다.
간간히 빗방울이 뿌리고...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란 예보는 있었지만
여행객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지신개 선착장
사옥도는 모래가 많고 옥(玉)이 나왔다하여 사옥도라 불리고 있으며
처음에는 아래탑섬·원달섬·안섬·탑섬 등으로 흩어져 있었으나
섬사이에 있는 간석지를 막아 하나의 섬으로 이루어졌고
주변에 임자도, 증도, 지도를 거느리고 있다.
해안에는 염전이 발달해 있으며, 쌀,보리,콩,고구마, 참깨등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연근해에서는 멸치 장어 낙지, 해삼 문어등이 잡히고
지도 - 무안간 연륙교가 이어져 있고 면적이 10.92㎢이다.
3월말 개통을 앞둔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증도대교
연륙교가 3월 말이면 개통된다는데 지신개 선착장과 증도 버지 선착장을 드나드는
철부선의 운명도 이제 그 명을 다할 듯 하다.
아치교로 건설되는 증도대교
아치부의 행거가 케이블로 되어 있고
약간 경사지게 배치되는 형식을 취한 닐센 아치교 형태이다.
증도 김 양식장
김양식은
조선 중기 1420년대 경상도지리지에 해의(海衣)가 지방토산품으로 기록되어있고
조선 성종 때 노사신등이 편찬한 조선조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에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으로 기록되어 있어
그 이전부터 김양식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1600년대에는 참나무, 대나무를 간석지에 세워 김이 달라붙어 자라게 하는 섶양식이 시작되었고
1800년대에는 대나무쪽을 엮어 한쪽은 고정시키고
다른 한쪽은 바다에 뜨게 하는 떼발형식으로 양식기술이 개량되어왔다.
1920년에 와서야 요즘 김양식 방식인 떼발 양식을 개량하여
조석간만의 차를 이용한
뜬발양식으로 일정시간만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발전해왔다.
철부선 선수에 게양된 태극기
에드몽...ㅎ
바다는 잔잔한데 철부선이 만드는 바람이 차다.
철부선에서 보이는 풍경을 담으려고 갑판위를 서성이다
산객에서 사진한장 부탁...ㅎ
증도 김양식장
50일정도 자란 김이 향이 좋고 색이 고우며 맛이 좋다.
김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으로 마른김 5장에 들어있는 단백질 함량하고
계란 한개에 들어있는 양과 같다.
그리고 김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동백경화와 고혈압을 일으키는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전라남도 완도김이 전국 생산량의 90%를 점했으나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으로
저온 수종인 김양식환경이 변화되어 전복양식으로 바뀌어 점유율이 20%로 줄어들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김 양식장은 전남에서 서해안으로 북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김 생산공장을 견학하게 된 것은 2009년 3월 서천희리산 등반후에
서천군 마서면 윌포리에 있는 서천김 가공 공장인 남양수산을 다녀왔는데...
맛이 좋아 해마다 전화주문해서 사먹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 100장이 4,700원으로
서천김의 대전 시중가격 7,000원 보다 싸다.
철부선 후사경에 비친 산객...ㅎ
쿠링님...
증도 버지 선착장으로 배가 접안하고 있다.
썰물때라 바닷물 빠져나가 고깃배는 바닥을 드러낸 갯벌에 얹혀 있고
성급히 내린 산객들이 상륙하고 있을 뿐
선착장이 쓸쓸함이 감돈다.
증도버지 선착장
산객이 모두 내린 후
철부선 승무원들이 버스가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배는 육지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고...ㅎ
증도 철부선 운항시간표
사옥도와 증도간 철부선 운임표
증도 관광안내도
증도는...
백제시대 고록지현에 속해 있다가
통일신라 -압해군 엄해현, 고려시대 - 임치현
조선시대 - 나주목 - 지도군
일제 강점기엔 지도군이 폐지되고 무안군이 설치되어 무안군으로 되었다가
1969년 무안과 신안이 분군되면서 지도군으로 되었고
1983년 지도읍 증도 출장소에서 지도면으로 승격되었다.
증도에 1600년 초반 지도 태천에서 한양조씨 조도흥이 입도한 후로
1618년 김해김씨, 1638년 밀양박씨가 들어와 우전리를 중심으로 살기 시작하였고
1600년대 후반에 전주이씨 해주오씨 이천서씨등이 이주하여
마을을 형성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순비기(허브) 전시관
순비기는 염생식물(鹽生植物)이다.
바닷가 모래땅에서 넝쿨을 뻗으며 자라는 향이좋은 허브식물로서,
열매는 감기, 해열, 두통 등 한약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순비기나무를 이용한 천연염색 제품과 허브베게를 상품화 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순비기나무 추출물로 염색한 실크스카프는
연노랑, 겨자색등으로 색이 은은하고 고급스럽단다.
순비기 나무 열매로 만든 허브베게는 두통을 예방하고 숙면을 도와준다고 한다.
산객들은 순비기(허브) 전시관은 패스하고
짱뚱어다리로...ㅎ
증도 명물 짱뚱어다리
갯벌위에 세워진 전장 470m의 철제 다리로
증도면소재지와 우전리의 우전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증도의 명물이다.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땐 간조라서 갯벌이 드러나 갯벌에서 살고 있는 갯벌게를 볼 수 있었으나
초봄이라서 그런지 짱뚱어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쉬움이...ㅎ
짱뚱어가 얼굴을 내밀지 않을까 갯벌을 살펴보았지만...
많은 산객들이 다리를 건너면서 내는 소음에
손님 맞이를 포기한 듯하다.
갯벌의 모습이 노점에서 판매하는 술빵?
적당히 부풀어 오르고
발효가 잘되어 구멍이 송송 뚫린
색깔만 노랑이면 먹음직스런 빵이다ㅎ
물빠진 갯벌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백로
증도 관광안내도
야사수 형태를 살펴보면 카나리 엔시스 야자수 나무인 듯하다.
제주 서귀포에 가면 야자수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대부분 와싱톤야자수과 카나리엔시스 야자수이다.
카나리 엔시스 야자수 나무 원산지는 대서양의 카나리 섬으로 높이는 최고 20m까지 자라며
잎의 길이가 5~7m에 달하는 대표적인 야자수이다.
자웅이주(雌雄異株)로서 암나무에는 대추같이 생긴 2cm정도의 노란열매가 수백개 이상 다발을 이룬다.
번식은 땅콩만한 크기의 씨앗열리는데 이것을 발아시켜 번식한다.
어쩌다가 먼 이국땅 추운데까지 와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을까?
산객들은 낯선 증도의 풍경에 이곳 저곳을 살펴보면서
낯선 이국에 적응하느라 힘겨워 하고 있을
야자수나무의 그리움과 향수를 달래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야자수잎이 동해를 입을 까봐 따뜻하게 보온해 놓은 듯
야자수가 모자를 쓰고 있다.
철학의 길 산책로 입구
한반도 해송숲 안내도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비
로버트 프로스트는 미국의 시인으로 뉴헴프셔 지방에서 농장을 경영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를 썼으며
자연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 20세기 미국에서 국민적인 추앙을 받는 시인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전문
한반도 숲에 조성된 산책로 "철학의 길"
증도 해송숲은 90ha의 광활한 면적에
50~60년생 해송이 10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와 산림청이 주관한
제 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한반도 해송숲이 공존상(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신안군에서 해송숲에 산책로 10km를 조성하고 詩碑(시비)와 체육시설등을 설치했다.
사구沙丘 습지
해안사구는 투수성이 좋은 모래로 이루어져 육지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담수가 해수로 인해 차단되어
다량의 지하수 형태로 보존되어 섬 주민과 사구내 식물에게 물을 공급해주고
사구 습지에는 갯메꽃 갯방풍, 여뀌류와 사초류가 자라고
배후 산지에는 사철쑥, 산국, 고사리류와 해당화와 찔레가 자란다.
철학의 길 산책로 주변에 고사리 밥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사구연못에는
미꾸라지와 잠자리유충 및 수서곤충과 물방개가 서식한다.
우전해수욕장과 한반도 숲은 거대한 사구(沙丘)였으나
모래언덕에 사방조림으로 해송이 자라면서 바람을 막아 사구에 모래가 들어오지 않아 숲으로 변모했다.
산책로에 솔잎이 떨어져 얇게 덥고 있으나
솔잎을 걷어내면 부드러운 모래가 있어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걸어도 될 듯 싶다.
우전리 해수욕장과 해송숲은 모래언덕으로 있었으나
1950~60년대 우전리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이 가옥과 농경지를 바람과 모래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방조림을 한 것이 한반도 숲의 모태가 된것이다.
해송이 자라고
숲이 바람막이 역할을 하여
해안사구의 모래이동이 정지되면서 사구열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숲의 형태를 하고 있다.
올봄에 잦은 비로 인해 습지의 수량이 풍부하다.
신안군에 따르면 증도 주민 814가구에 천연비누를 공급하여 사용한 결과
소하천의 악취가 사라지고 농수로에서 자취를 감췄던 우렁이, 붕어, 가물치가 나타나고 있고
마을앞 도랑의 물을 채취하여 전남대환경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51.5ppm에도 6.2ppm으로 현저히 감소했단다.
주부 91명중 46.2%가 아토피 피부염 및 주부습진이 개선되거나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유한 신안군 증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공존을 기대해본다.
연못에 비친 소나무를 담아보려 한 것인데
카메라 성능이 변변찮아 흑백사진이 되어 버리고...
사구 식물인 좀보리 사초, 통보리 사초, 억새등이 습지 주변에서
자라고 있다.
장고리 마을
증도의 대초리와 우전리는 대초도라는 별개의 섬이었으나
1호 방조제와 버지 방조제, 태평염전이 개발되면서 하나의 섬으로 연결되었다.
간석지를 농토로 바꿔 논농사를 짓고 있는...
증도를 천사의 섬이라고 불리우는데 문준경전도사의 순교한 기독교 성지이기 때문이다.
문준경 전도사의 슬픈 순교 이야기는
1891년 신안에서 태어난 문준경 전도사는 1908년 증도면 정씨 가문으로 출가를 하여
1931년 서울 성서학원(현 서울신학대학교)에 입교하여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1933년에 임자 진리교회 개척을 시작으로 1935년에 증동리교회, 대초리교회와 방축리교회, 우전리교회와 사옥교회를 개척하였고
인근 도서로 복음을 전파하던 중 일제시대에는 신사참배에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찰서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으며 신앙을 지켰고
6.25때 교회와 성도를 보호하다가 공산당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이에 문준경전도사를 따르는 신도들은 시신을 수습하여
호남지방회葬으로 장례식이 거행하였다.
해송숲 사이로 보이는 마을에 파란지붕의 교회가 보이는데...
증도엔 교회가 많다.
문준경전도사의 전도와 순교에 감명받아
증도의 주민들은 대부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단다.
견공...ㅎ
철학의 산책로를 걸으면서 산객외엔 원주민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는데
홀로 뒤에 남아 걷고 있는 나를
어린백구가 반가히 맞이해준다.
이 넓은 숲 외딴집에 지내다 보니 몹씨 외로웠나보다.
똘방똘방한 까만눈망울
반쯤 접혀있는 귀
천상 천사의 모습이다.
그 순진무구함으로
인간의 욕심에서 벗어나
천수를 누리기를...
숲의 간벌이 필요하다.
사방조림할 경우 산림녹화가 주목적이고 묘목이 고사할 것에 대비하여
비교적 촘촘히 조림을 실시하는데
나무가 자라면서 산림의 생태적 안정성과 생산성이 높은 적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솎아 내야한다.
사방조림이나 자연적인 삼림은 햇빛과 수분의 영향에 따라 생존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이에 따라 지상과 땅속에서 햇빛과 수분경쟁이 과열양상을 띠게 되는데
인위적으로 간벌을 실시해서
건전한 숲으로 만들고
병충해 및 산불로 부터 숲을 보호해야 한다.
산에 오르다보면 사방조림으로 식재된 나무가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히 자라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는데
간벌을 해서 나무들끼리 경쟁을 막아
아름다운 숲으로 가꿨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을 갖게한다.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바라본 우전해수욕장
흐린날씨와 박무로 인해 모래사장이 더 길고 멀어 보인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신천지처럼 오염되지 않은 한반도 숲을 걸으며
도회지에서 찌들었던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기도 잠시
고통이 엄습해 온다.ㅎ
긴 산책로에 화장실이 없는 것이다.
몇 몇곳에 있는 화장실도 사용금지 되어있고
생리현상은 어케 해결하라고...ㅎ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도록 개발이 필요하지만
자연과 인간친화적인 시설이 있어야할게 아닌가
지자체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Arabesque #1 in E major
- Debu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