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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모래 - 김선우 왕모래 - 김선우 강릉 정동 봄바다 오랜 지병의 어머니와 달마중하러 나왔는데 모래 한 줌 쥐니 솨아아, 봄날은 가고 모래 한 줌 속에 일곱 남매 눈망울이 영글어 "이쁘쟈?" 왕모래 몇 알갱이 손에 건네주신다 안 하던 일을 하면 북망이 멀지 않다는데 틀니 달칵거리며 소녀처럼 "이쁘쟈?" 가슴이 출렁한.. 더보기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Eb장조 (1784) (잃어버린 협주곡) Piano Concerto in Eb major (The Lost Concerto)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Eb장조 (1784) (잃어버린 협주곡)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Robert Wagner, Cond / The Vienna Symphony Orchestra 전곡 연속듣기 Felicia Blumenthal, Piano The Vienna Symphony Orchestra / Robert Wagner, Cond 1악장 (Allegro moderato) Felicia Blumenthal, Piano The Vienna Symphony Orchestra / Robert W.. 더보기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 34 .. 더보기
아름다운 클래식 14 . 더보기
完經(완경) - 김선우 完經(완경) - 김선우 수련 열리다 닫히다 열리다 닫히다 닷새를 진분홍 꽃잎 열고 닫은 후 초록 연잎 위에 아주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禪定(선정)에 든 臥佛(와불) 같다 수련의 하루를 당신의 십 년이라고 할까 엄마는 쉰 살부터 더는 꽃이 비치지 않았다 했다 피고 지던 팽팽한 赤衣(적의)의 화두마저 .. 더보기
거꾸로 가는 생 - 김선우 거꾸로 가는 생 - 김선우 거꾸로 가는 생은 즐거워라 나이 서른에 나는 이미 너무 늙었고 혹은 그렇게 느끼고 나이 마흔의 누이는 가을 낙엽 바스락대는 소리만 들어도 갈래머리 여고생처럼 후르륵 가슴을 쓸어 내리고 예순 넘은 엄마는 병들어 누웠어도 춘삼월만 오면 꽃 질라 아까워라 꽃구경 가자 .. 더보기
민둥산 - 김선우 민둥산 - 김선우 세상에서 얻은 이름이라는 게 헛묘 한 채인 줄 진즉에 알아챈 강원도 민둥산에 들어 윗도리를 벗어 올렸다 참 바람 맑아서 민둥한 산 정상에 수직은 없고 구릉으로 구릉으로만 번져 있는 억새밭 육탈한 혼처럼 천지사방 나부껴오는 바람 속에 오래도록 알몸의 유목을 꿈꾸던 빗장뼈가.. 더보기
가을 구름 물속을 간다 - 김선우 가을 구름 물속을 간다 - 김선우 강릉 고향집 엄마방에서 엄마랑 낮잠 든 오후였습니다 물너미 하나 엄마 배를 타넘어왔습니다 시집올 때 가져온 구닥다리 자개장 엄마만큼 늙고 병들었지만 금조개 껍데기를 썰어낸 자개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는 늙은 몸 위에서 학이 날고 거북이 구름 속을 슬슬 기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