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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문 -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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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 김명인

 

 

철썩이는 파도를 밀고 들어가면
  방 안을 차지한 수많은 눈들이 일제히
  낯선 방문자를 쏘아보리라 


  산소통을 맨 스킨 스쿠버가 되어 나도 한땐 
  저 집의 불청객으로
  무시로 문지방을 넘나든 적이 있다 


  풍랑 이는 날 바다는 천 개의 창문을 열어젖히고 
  만 채 이불을 내다 말리지만
  오늘은 바람도 없는데 온 집이 덜컹거리도록
  천만 개 거울 와장창 문밖으로 내팽개치고 있다 


  수평선조차 햇살 문고리 잡고 벌벌 떠는 날
  두고 나온 낙지 창을 꺼내 오려는지
  문을 열고 그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무엇이든 통째로 휘감아버린다는

거대한 문어가 
  방 안에 덕 버티고 있는가, 몇 시간째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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