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 토끼의 두 귀를 달아주었으면 한다
왠지 토끼라면 달을 여하히 찾아갈 수 있고
어디서 한잠 늘어지게 자고 가더라도 달에 무사히 도착시킬 것 같다
세월아 네월아
거기에 홍당무까지 씹어 먹으면서 간다면야
아무리 덜컹거린다 해도 그건 숫제 춤 동작이고
경쾌한 음악이기까지 하지 않겠는가 왜 안 그렇겠는가
달에 가는 기차야
기적은 아주 커다란 것으로 울어도 되겠다
아무래도 달의 뒷면을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의 뒷면이란 것은 가서 꽈당 하고 부딪치기보다는
두 귀를 나풀거리며 사뿐히 돌아야 할 것이다
엇갈리는 얼굴들아
토끼야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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