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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달에 내리는 두레박처럼 - 박라연

 

 

 

 

달에 내리는 두레박처럼 / 박라연

 

 

아무도 모르게 바닷물이

하늘에 오르는 사이

 

꼭 그 사이 만큼만 강화바다는

하늘을 벗어버린 달의 표면

 

낮게 내려앉은 저 달의

모래구릉과 작은 골짜기와

게가 뚫은 소통과 소통 사이를

크고 작은 무덤 사이를

 

여름 내내 들끓던 사람의 열망

흐르고 흘러 달에 내리는 두레박처럼

닿아보리라

 

닿자마자 수백볼트의 사람수련이

쑥쑥 솟아오르리라

돌로 쳐 죽인 허망이 다 빠져나와

수련 천지로 붉게 물들일 무렵

한 떼의 갈매기들 몰려와

끼룩끼룩 울어대리라

갈매기울음에 갇힐까 두려워

 

궁둥이를 뺀 두레박엔

반은 달 또 반은 바다가

출렁거렸으리라





Les Yeux Noirs - Coco Bria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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