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글

입술 - 박형준

 

 

 

 

 

 

 

 

입술 - 박형준

 

 

봄날 대낮

공기의 서랍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냄새맡아요

따끈하게 데워진 술이

이슬로 내리는 햇살 사이 걸어갈 때

입술로만 말을 해봅니다

미래의 문들이 달린 창공을 향해

뿔나팔을 분답니다

가냘픈 바람의 허리를 붙잡고

당신의 귀밑에 불어넣어지는

밀어의 전언을 느껴보세요

거리를 향해 심호흡을 하고

조율한 휘바람을 날려보냅니다

 

당신의 옷자락에 살랑이는,

입술의 언어를 느껴보세요

 

 

  

Long Long Ago - Yuriko Nakamura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별에서 - 오탁번  (0) 2009.05.01
꽃기침 - 박후기  (0) 2009.04.29
굴비 - 오탁번  (0) 2009.04.26
菩提(보리)를 찾아서 - 복효근  (0) 2009.04.14
안개꽃 - 복효근  (0) 2009.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