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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너의 별에서 - 오탁번

 

 

 

너의 별에서 -오탁번


너는 어느 별에서 태어났기에
이토록 무서운 광속으로 다가와서
나도 모르는 나의 생애를 불밝혀 놓고
눈물빛 핏빛 사랑으로 불타고 있는가


겨울 철새 모두 떠난 한강 물결
봄이 오는 소리 선연한 노을 아래
물 속 깊이 숨은 누치 보이지 않고
하늘 멀리 떠난 나의 아기는
깃 하나 남기지 않고 나를 울린다


흰 수염 가득한 턱을 고이고
생각에 잠기고 또 잠기지만
아아 또는 오오
이러한 모음으로는 형언할 수 없는
내 운명이 벼랑 끝에 홀로 서는 소리


무좀으로 썩어가는 새끼발톱까지도
너의 별에서 날아온 사랑의 빛 앞에
까뒤집어져서 탄로가 났다
나는 전생에서부터 은닉했던 증거 앞에
모두 모두 자백하였다


너의 별이 내뿜는 사랑의 빛은
1초에 우주를 일흔 바퀴씩 돌면서
나의 전생에서부터 오늘 한강 물결까지
완전하게 발가벗기고 있다


오오 자백의 황홀과 나체의 쾌락으로
너의 별이 검은 구멍으로 빨려들어가서
그곳에서 살고 싶다

 

고 싶다!

 

 

 

Beautiful Melo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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