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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가을이 샹송 - 김남조

 

 

 

 

가을이 샹송 - 김남조

 

 

지금은 

마음 놓고 외로워하게 하라 
깊은 우물에 달빛을 주고 
버려진 새둥지에 바람이 담기게 하라 
 
여름은 
戀人을 버리고 戀人이 가버린 계절 
떠나는 사람을 잘가게 하라 
잘 익은 사과들의 과수원 같이 

잘 익은 고독의 
나는 그 섬이게 하라 

그 분이 어떤 마음 
내게 주시나 
한 번도 묻지를 않았었지 
 
그 분께 어떤 마음 
바쳐 드렸나 
한 번도 말하질 않았었지

지금은 
마음 놓고 외로워하게 하라 
하늘에서 구름이 자유이듯이 
고독에선 자유인 
나도 구름이게 하라 
 
아무데 가도 
간절히 노래하는 가을
 
지금은 
마음 놓고 외로워하게 하라 
비 맞고 물든 단풍 아픈 선홍의 

그 빛깔을 울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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