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도라도 리조트-우전해수욕장-해송숲길)
2007년 12월 신안군 증도가 아시아 최초로 스로우시티(slow city)로 지정되었다.
슬로우 시티란 느림의 철학을 추구하는 도시라는 뜻이다.
패스트 푸드와 반대되는 개념인데 슬로우 푸드 정신을 바탕으로 토속음식과 전통문화를 즐기며 인간답게 사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는 2000년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그레베의 파울루 사투르니니 시장이 주민에게 '느리게 살자'고 호소한데서 비롯된 운동이다.
빠르게로 대변되는 속도 지향적인 현대문명에서 벗어나 느리게 살며 인간중심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갯벌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증도의 고유문화와 삶,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증도의 습지를 보호구역지정하고,
습지의 가치와 의미를 발전시켜 이를 관광자원화하여
지역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하자는 의미로 시작되었다.
엘도라도 리조트
엘도라도 리조트
우전해수욕장
우전해수욕장이 바라보이는 해변에서 점심식사
사진찍느라 홀로 늦게 걷는 바람에 엘도라도 리조트주변의 풍경은 담지 못하고
봄바람이 몰고온 파도소리와 봄이오는소리를 들으며
송기봉 시인부부가 가져온 홍어회무침과 나교수가 증도버지선착장 매점에서 사온 전라남도 술 잎새주에
에드몽이 가져간 매실주를 더해 술을 마셨더니...ㅎ
파도가 만들어 놓은 발자국...
사구가 만들어지는 지형을 살펴보면 사구 앞바다에 섬이 없다는 것이다.
섬은 연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바닷바람의 진행을 더디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신두리 사구 해안 앞바다에도 섬이 없어
막힘 없이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연안류의 흐름을 빠르게 하여 바닷모래를 운반하여 사구를 형성하는 듯하다.
파도가 물러간 모래밭에 어지럽게 남겨진 발자국...
파도는 하루에 두번씩 밀려와 모래밭에 그려놓은
삶의 어지러운 그림자를 지워준다.
아픈 영혼을 치유받으려 찾아온 바다
그들이 남기고고 간 아픈 상처를
말없이 보듬어 주고 있다.
사구 식물의 일종인 띠 군락
띠는 벼과의 외떡잎 식물로 다년생이다.
띠는 5~6월에 꽃이 피는데 꽃이 피기 전에 어린 이삭을 뽑아 껍질을 벗기면
흰색의 연한 이삭이 나오는데 이를 삘기라고 먹었던 기억이 있다.
맛은 달콤했었던...
그리고 띠풀의 뿌리는 달작지근한 맛이 나는데...
민간요법에서 식은 땀을 흘리거나 이뇨, 지혈에 사용한다.
띠풀의 잎은 엮어 도롱이나 지붕을 덮는데 사용했다.
어릴적...
비오는 날 아버지가 도롱이를 입고 논에 가시던 모습이 떠오르고...ㅎ
겨울이라서 사구에서 자생하는 식물의 종류를 알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띠가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해송이 왼쪽으로 약간 굽어 있다.
파도에 의해 숲이 침식되어 해송이 넘어져 있다.
이렇게 침식작용이 계속된다면 어찌 될까?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과
부안 새만금간척지처럼 대규모 물막이 공사를 시행하면서
기존의 바닷물 흐름이 바뀌고 유속이 빨라지면
주변 해안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많은 소나무가 넘어져 있고 한반도 숲 산책로가 옮겨지는 등
심상치 않은 변화가 발생되고 있다.
다도해 - 용혜원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지는 탄성
아름다움이 호흡하는 자연의 거울이다.
순한 바다에 발목을 적시며 걷고 싶고
작은 섬을 베고 잠을 청하면
멋진 꿈을 이룰 듯하다.
뉘 솜씨 좋은 이가 이 곳에 멈춰
만사를 뒤로 하고 신화에 젖어
한 시절 보내었을 법한데
황혼이 불탈 때면
잔잔한 여울에 몸을 던져
시간도 없을 세계로
빠져들어도 좋을 듯하다.
망각의 길을 벗어나...
망각의 강 - 샤를르 보들레르
나의 가슴 위로 오라, 잔혹하고 매몰한 넋이여
사랑받는 호랑이여, 태평스런 모습의 도깨비여
나는 오랫동안 떨리는 손가락 끝을
무거운 너의 헝클어진 머리카락 속에 적시고 있었다.
너의 향기 가득한 옷자락 밑에
나의 아픈 머리를 묻고
한 송이 시든 꽃처럼
내 사랑의 흔적의 냄새를 맡고 싶다.
잠들고 싶다, 사느니 보다 차라리 잠들고 싶다!
죽음인양 몽롱한 잠에 잠겨서
구리처럼 닦인 네 아름다운 육체 위에
내 한없는 입맞춤을 부어 나가리라.
나의 오열을 잠재워 삼키려면
너의 침상의 심연보다 나은 것은 없다.
망각의 기운이 너의 입가에 머물고
그것은 강물 되어 너의 키스 속에 흐른다.
앞으로는 나의 숙명이 나의 쾌락인즉
나는 하늘의 아들로서 숙명을 따르리라
나는 까닭 없이 형벌을 받아 조용히 죽는 순교자
그 열렬한 신앙이 처형을 부채질한다.
내가 품는 원한을 지워 버리자.
일찍이 마음을 준 일이 없는 가슴의 날카로운
이 유방의 사랑스러운 젖꼭지에 입을 대고
우울을 떨쳐버린다.
나는 마약과 죽음을 담은 독약을 바르리라.
철학의 길로...ㅎ
산의 철학 - 조병욱박사 수필집에서...
사람들은 왜 산에 올라 가는가.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일에 지쳤을 때,정신이 피곤할 때,인생의 고독을 느낄 때 삶이 메말랏을 때 우리는 산을 찾아가야 한다.
산의 정기, 산의 빛, 산의 침묵, 산의 음성, 산의 향기는 우리의 심정에 새로운 활력소와 생명의 건강성을 줄 것이다.
인생이 우울해지면 산으로 가는 것이 좋다.
산은 무언의 표정으로 우리에게 정다운 손짓을 한다.
1) 봄의 산은 연한 초록빛의 옷을 입고 "수줍은 처녀처럼" 우리를 부른다.
2) 여름의 산은 풍성한 옷차림으로 "힘있게" 우리를 유혹한다.
3) 가을의 산은 단풍으로 성장하고 "화사하게" 우리를 초대한다.
4) 겨울의 산은 순백한 옷차림으로 "깨끗하게"단장하고 우리에게 "맑은미소"를 던진다.
삶에 지치고 생에 권태를 느겼을 때에는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산의 정상을 향하여 전진할 때에 우리는 "생의 용기"를 느끼고 "삶의 건강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정신이 피곤하고 인생이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면 산을 찾아가라.
맑고 깨끗한 산의 정기는 우리의 정신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는다.
산은 언제나 우리를 부르고 있다.
산에는 산의 언어가 있다. 산은 몸짓으로 말한다.
큰 바위는 억센 형태로 말하고, 잔잔한 샘물은 맑은 소리로 말하고, 흰 폭포는 "힘찬운동"으로 말하고, 푸른초목은 빛깔로 말한다.
나무 사이를 스쳐가는 바람은 소리로 말하고, "아름다운 꽃은 향기로 말한다.
산속의 모든 존재는 저마다 제언어가 있다.
우리는 그 언어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산의 언어'는 바로 침묵 그것이다.
침묵의 언어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더 풍성한 것을 이야기 한다.
숲 속의 황홀한 환희, 이 모든 것을 누가 표현할 수 있겠는가. 산은 자연의 철학자다.
산은 우주의 교육자다. 산의 "침묵의 소리"를 경청하기 위해서 산을 찾아가자.
인생의 많은 위대한 것이 산에서 잉태하였다.
1) 인도의 심원한 철학은 히말라야 산속의 명상에서 나왔다.
2) 타고르의 아름다운 시(시)는 깊은 산의 산물이다.
3) 괴테는 산에서 위대한 시의 영감을 얻었다.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푸른 자연을 즐기면서, 넓은 대지를 힘차게 걸어갈 때 우리의 생명은 젊고, 순수하고, 아름다워진다.
걷는 것을 배워라. 걷는 것을 사랑하여라.
걷는다는 것은 내가 내 발로 혼자 늠름하게 서서 목적지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는 것이다.
인간의 발이 땅을 밟지 않을때 심신(心身)이 질병이 생긴다.
적어도 하루에 만보는 걸어라. 걷는 것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없다.
인간은 자연의 아들이요, 대지의 딸이다. 우리는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인간이 자연을 멀리하면 멀리할수록 정신병, 문명의 질환에 걸린다. 현대인은 문명에 지쳤다.
우리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산의 정기"를 마셔야 한다.
산의 정기와 침묵에 안길 때 우리는 "생의 싱싱한 건강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서 악인이 없다. 산의 정기가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
우리는 산속을 거닐 때 누구나 인간 본연의 착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어머니 품에 안기면 모든 자식들이 다 착해지는 것과 같다.
산은 우리의 지친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주는 "자연의 의사"다.
산은 우리의 정신에 힘과 기쁨을 주는 "우주의 목사"다.
산은 자연의 철학자다.
산은 우리에게 인생의 많은 진리와 지혜를 가르친다.
우리는 산한테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첫째로 산은 우리에게 침묵을 가르친다. 산은 침묵의 천재다.
우리는 산속을 거닐면서 떠들 필요가 없다.
둘째로 산은 또 우리에게 장엄(莊嚴)을 가르친다. 산은 "장엄미"의 상징이다. 산은 높을수록 장엄하다.
우리는 왜 높은산에 오르기를 좋아하는가. 산을 정복하는 '승리의 쾌감'을 위해서다.
또 멀리 바라보는 시원한 "전망의 기쁨"을 갖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산의 장엄미"를 느끼기 위해서다. 산은 또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셋째로 조화의 진리를 가르친다. 산속에서는 모든것이 다 제자리에 저답게 놓여있다. 하나도 부자연한 것이 없다.
자연은 곧 조화요, 조화는 곧 미다. 인간의 행동에는 부자연과 부조화가 많지만, 자연은 조화 아닌 것이 없다.
자연은 위대한 예술가다.
산속의 그 바위, 그 나무, 그 생물, 그 길, 그 돌맹이들이 어쩌면 그렇게 저마다 제가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그렇게 자연스럽게 놓여 있을까. 우리는 산에서 질서의 정신과, 질서의 진리를 배운다.
넷째로 진실의 덕을 배운다.
산속에서는 모든 것이 말할 수 없이 소박하고 단순하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다. 가식이 없는 세계다.
꾸밈이 없고 허영이 없다. 자연은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
다섯째로 산에는 우정이 있다.
산처럼 인간과 인간을 가깝게 "결합"시키는 것이 없다.
산에 가면 미움이 없어진다. 미움이 있을 수가 없다.
산속에서는 미움이 없어지기 때문에 나와 너 사이에 진실한 인간적 대화가 꽃핀다.
참말의 향연이 이루어진다. 산은 또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여섯째로 인간의 분수와 한계를 느끼게 한다.
산은 따뜻하게 미소짓는 어머니의 얼굴을 가지는 동시에 용서와 아량을 모르는 비정한 무서운 얼굴을 나타낸다.
인간이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아무 준비없이 산에 갔다가는 무서운 재난을 당한다.
산은 비정하다.
세상에 등산처럼 위험한 것이 없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난데없는 산사태가 일어나고 짙은 안개가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우리는 산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분별과 능력과 준비가 없이 산을 대하다가는 산한테 희생을 당한다.
자연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의 분수와 능력의 한계를 준엄하게 인식시킨다.
우리는 산과 친하되 산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산은 자모(慈母)인 동시에 엄부(嚴父)이다.
우리는 산의 비정을 알아야 한다.
산앞에 겸손한 자만이 "산의 벗이 될 수 있다.
1. 산의 침묵의 덕(德)을 배우고
2. 장엄미를 배우고
3. 조화의 진리(眞理)를 터득하고
4. 진실(眞實)의 정신을 깨닫고
5. 우정(友情)을 알고
6. 또 인간의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산이 우리를 정답게 부르고 있다.
우리는 산이라는 자연의 위대한 철학자한테서 깊은 말씀을 배워야 한다.
그는 두려우면서도 친밀한 우리의 벗이다.
바닷물에 의해 뽑혀진 해송이
모래밭에 거꾸로 박혀 있다.
연안류의 작용으로 넘어진 해송을 관리원이 나무를 잘라 옮기고
그루터기는 그대로 놓아둔 것이
파도에 휩쓸려 온 듯 한데 서글픈 형상을 하고 있다.
소나무 뿌리는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인간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해송 그루터기
에드몽...ㅎ
슬픈 추억처럼 조가비 하나 - 박철
오늘도 모래톱의 반쯤을 걷다가 돌아왔습니다.
그 먼 곳의 알 수 없는 그리움을 앞에 두고
파도 소리에 맞추어 마음 놓아보기 수백 번,
바다는 그 누구의 눈물입니까.
처음 우리가 시작한 곳도 여기였으니
하늘과 함께 당신 또한 그렇게 푸르렀습니다.
먼 먼 전설이 시작되기 전 그대,
파도가 밀려와 하얗게 손을 내미니
우리들 사랑의 끝없음이라.
백사장엔 옛사람의 슬픈 추억처럼
하얀 조가비 하나 구르고 있습니다
돌아올 것인가
눈물 주고 떠나간 세상의 모든 이들
이 여름날 구름으로 바람으로 밀려와
작은 섬 물결을 일렁이고
잃어버린 사랑은 다시 움틀 것인가.
바다 속 깊은 해초들의 흔들리는 어깨
구슬픈 노랫소리가 수평선을 넘어
멀리멀리 퍼져 나갑니다.
하늘에는 소나기가 내려 물 위를 적시니
그대, 바다는 다시 우리의 얼굴입니다.
맑은 눈동자 푸른 머릿결을 흔들며 다가서는
꿈의 나락입니다.
조가비
종일토록 숨어 있던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겨울 바다는 쓸쓸하다.
파도만 넘실대고 갈매기조차 떠나버리고
영혼을 위로받으려고 찾아오는 여행객만이
간간히 찾아오는...
짚으로 엮어만든 파라솔
머나먼 남쪽바다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야자수나무...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보는 산객들도 마음이 아파온다.
버지 선착장 풍경
증도의 추억을 안고 철부선에 오르는 산객들...
사옥도 지신개 선착장에서 바라본 증도대교
Passage into midnight
- Omar Ak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