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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진도 동석산의 봄(2010년 3월 28일)

 

 

주말에 가까워오면 어느산에 오를까

산악회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곤 하는데...

4월초 일요일 진도의 동석산을 향하는 버스가 있어

아내와 함께 봄맞이 산행을 하기로 하고 웹을 통해 동석산의 정보를 알아보니

3월의 봄꽃인 노루귀, 산자고, 현호색 그리고 진달래가 만발해 있단다.

특히 노루귀는 봄의 전령사로 야생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즐겨 찾는 꽃이라서

나도 언제쯤 만나볼까 홀로 짝사랑을 해왔었는데

드뎌 오늘 첫대면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진도에 가려면 버스안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

산이 좋아 산을 찾아가야하는데 머나먼길 걸어서 갈 수도 없고

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산행을 위해 버스에서 보내는 긴 시간은 산객을 힘들게 한다.

이번 여행은 땅끝마을인 해남에서 더 멀리 가야한다는데...

오전 6시 10분 차에 올라 진도 동석산에 11시 46분에 도착했으니 무려 5시간 30여분이나 소요되었다.

 휴게소에 들려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5시간을 비좁은 차안에서 견뎌야하는데

산에 머무는 시간은 정작 4시간여다.

버스에서 머무는 시간을 절약하려면 대전ic 근처로 이사를 해야할 듯 싶다.ㅎ

 

산에 오르는 것도 중독성을 지니는 듯하다.

힘들고 고된 줄 알면서도 오르는 산...

산객은 오늘도 산을 향하고 있다.

 

산행코스

진도 하심동 마을(11:46) - 천종사 - 칼바위 - 동석산(1:53) - 석적막산 - 큰애기봉(전망테크)(3:20) - 세방낙조(3:55)

 산행시간 약 4시간

 

 

 진도대교

1984년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장교(斜張橋)

사장교는 두개의 기둥에 쇠줄을 걸어 다리상판을 지탱해주는 다리를 말하는데

인천대교와 서해대교가 대표적인 사장교형태의 다리다.

 

 울둘목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내내면 녹진리사이를 흐르는 해협으로 길이 1.5km 폭 300m이다.

남해의 바닷물이 서해로 빠져나가는 곳으로 초속 5m로 유속이 빠르고 바닷물이 운다고 하여 울둘목이라고 했다.

 

정유재란때 원균이 이끄는 조선수군이 칠천량해전에서 대패하여 괴멸상태로 있었으나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어 전라 우수영(해남군 문내면)으로 옮겨 전열을 정비하고 있던 중

1597년(선조30) 9월 서해로 진출하려는 왜군과 맞서 군사120명과 12척의 전선으로

왜군수군 133척 중 31척을 격파하고 적장 구르시마를 사살하는 등의 전과를 올렸다.

이순신장군이 울둘목의 조류를 이용하여 대승을 거둠으로

왜군의 서해진출을 막는등 정유재란의 분수령이 된 해전이다.

 

이순신장군 동상

 

 큰개불알꽃

 

 동석산(219m)

 

동석산 아래에 하차하여 산악회 회장의 산행코스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안내를 듣고

두팀으로 나누어 산행이 시작되었다.

하심동 교회쪽으로 오르는 산길은 급경사의 암릉으로 위험해서 초보자는 오를 수 없단다.

지난주 대구의 모 산악회 회원이 사고를 당했다는데...

등산 초보자 아내와 동행하게 된 나는 암릉지대를 우회하여 천종사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혼자 왔으면 암벽등반의 스릴을 즐길 터인데...ㅎ

 

 동석산 등산 안내도

 

 

 천종사 입구 동백

 

삼월초 지심도 동백꽃을 보려고 산행신청을 했는데 그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산행을 취소하는 바람에

동백꽃과의 만남이 불발되었는데 오늘 만남을 가지게 되어 기쁘다.

그런데 동석산의 동백꽃은 대부분 지고 게으른 동백 몇 송이가 남아 산객을 반긴다.

꽃잎과 노란꽃가루가 선명한 것으로 보아 꽃이 개화된지 얼마되지 않은 듯 하다.

 

문정희 시인은 오동도의 동백꽃은 바다와 연애한다고 했는데...

천종사의 동백꽃은 산객하고 연애하려고

천종사 일주문처럼 등산로 입구에 서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걸까?

 

 동백꽃은 풀숲에 떨어져서도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자신의 자손들이 바라보고 있어서일까?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 아름다움을 지닌채

세상에 머물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미 동백나무의 그늘에서 푸른 빛으로 자라고 있는

동백의 어린나무가 평화로워 보인다.

 

 동석산에 오르는 산객들...

 

대한불교 조계종 천종사

 

 

 남산제비꽃

 

 산자고(중의 무릇)

 

 산자고는 지난해 충북 청원군 양성산의 진달래꽃 산행을 하고 하산하면서

처음 만났었는데...

동석산 입구에서 여린 모습으로 산객을 맞이하고 있다.

 

 

산자고(山慈姑)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금정, 금정초, 무의초라고도 하며

30cm정도 자라며 4~5월에 자주색 줄이 있는 흰색꽃이 핀다.

제주, 전남, 전북등에 분포하는데 종기, 부스럼, 임파선염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약제이다.

 

 하심동 교회쪽 암릉으로 동석산에 오르는 산객들...

 

 

3월 셋째주 모처럼 비오지 않는 일요일이라서

많은 산객이 진도 동석산으로 몰렸다.

 

 

 

 바위산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소나무는 품어주는데

동석산은 소나무를 품에 안아주길 거부하는 듯 민둥산이다.

바위에 틈이 있어야 소나무가 뿌리를 내려 자랄텐데

거대한 바위산인 동석산은 틈을 내어주기 싫은 모양이다.

 

적당한 틈은 서로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법인데...

 

 천종사(대한불교 조계종)와 봉암저수지

 

 

 

 외줄에 목숨을 매달고...

 

 

동석산 능선에 사람꽃이 피었다.

 

길이 외길이고 우회도로가 없어

앞에 가는 산객을 따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는다.

앞에 걷는 분이 멈춰서면

뒤에 따르는 산객은 동석산이 품고 있는 풍광을 살펴보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바라본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ㅎ

정상 능선의 공간이 좁아 많은 사람을 머물게 하지 못하고

산객끼리 비켜가기도 힘든 공간이다.

 

 칼바위 능선

 

 섬지방은 식수로 인한 고통이 크다.

 

대부분의 섬지방이 그렇듯이

진도에도 식수난이 심했었는데

진도대교를 통해 상수도관을 연결하여 장성댐에서 물을 보내와 식수로 사용하고 있단다.

 

 

 

 

 칼바위(나이프 엣지 Knife edge)능선을 우회하는 산객들...

 

 

 

 

 

 

 

 

마삭줄

 

적갈색을 띠는 줄기에서 뿌리가 나와 다른 물체에 달라붙으면서 자라는데,

줄기의 두께는 1㎝ 가량이며 5m까지 뻗는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2~5㎝, 너비 1~3㎝ 정도로 비교적 작다.

잎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 윗면은 광택이 난다.

흰색 또는 노란색의 꽃이 5~6월에 줄기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취산(聚繖)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졌으며 수술 5개가 꽃부리에 붙어 있고 그 아래에 암술이 나와 있다.

열매는 길이 1.2~2.2㎝ 가량의 골돌(蓇葖)로 가을에 익는데, 2개가 나란히 길게 달리며 끝이 조금 휘어 있다.

봄과 가을에 줄기와 잎을 따서 그늘에 말린 마삭줄은 강장·진통·통경·해열제 등으로 쓰인다.

한국에는 남부지방의 산과 들, 숲속이나 바위틈에서 자라며 주로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란다.

출처:웹 사전

 

비금도에 갔을 때 바람개비처럼 하얀꽃이 핀 꽃을 보고

꽃이름을 몰라 궁금 했는데 진도 동석산에서 해답을 찾았다.

마삭줄 꽃...ㅎ
 

 아내가 요즘 오십견으로 어께 통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하고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과거 내게 찾아온 오십견을 이겨낸 경험으로 산에 오르면 저절로 나아진다는 꼬득임에 광양쫓비산에 이어

진도 동석산에 따라나선 것이다.

 

오십견의 통증은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고통이다.

그게 내 몸에 머물다 떠나갈 동안 고통과 친구하며 지내야 하는데...

아프다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어께를 못쓸 수 있어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어야 쉽게 치유된다.

내게 찾아온 오십견은 등산을 하면서 언제 아팠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떠나갔다.

 

아내와는 올들어 세번째 산행이라

산에 낯선 아내에겐

동석산의 암릉을 함께 산행하는 것은 무리다.

산에 익숙한 사람도 동석산에서 사고가 빈발한다.

지정된 등산로를 따라가면 밋밋함에 비코스로 가기로 아내를 이끌었다.

그런데...

몇 걸음 가지 않아 후회막급이다.

생명줄인 로프도 없고 경사진 바위산을 걸어야하는데 산아래를 바라보니 현기증이나고...

혹여~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듯한 느낌...

나의 초조함과는 달리 위험한 산길 잘 걸어준 아내가 고맙다.

 

 

 

 

동석산의 진달래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꽃이라 하여 참꽃이라고 불리운다.

먹기엔 너무 아깝고 보기엔 욕심나는...ㅎ

어릴적 많이 따먹었던 기억이...

 

 

 

 

 

 산행을 금지한 곳이라서 안전시설인 로프가 설치되지 않아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야한다.

암석이 화산암계열의 반상조직이라 결정이 쉽게 부스러져서

등산화의 착지 상태가 불안하여 미끄러질까 두려움이...

 

 

 

 

 산객들이 저마다 편안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들고 있다.

 

우리도 바람이 덜부는 아늑한 곳을 찾아 점심을 들어야겠는데...

바람이 많이불고 있어 

좀처럼 맘에 드는 자리를 찾지 못하고...

 

 보춘화(춘란)

 

동백, 춘란, 산자고, 진달래꽃은 눈에 많이 들어오는데...

봄의 전령인 동석산의 노루귀는 어느 곳에서 만날 수 있을까

 

 중의무릇(산자고)

 

 점심을 먹으려고 산능선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노간주나무와 잡목아래에 보춘화와 산자고가 피어있다.

반가워서 점심들기 전에 몇 컷 담아보고...ㅎ

 

베낭을 풀어 반찬 그릇을 놓다보니 풀숲에 콩알만한 알갱이들이 소복히 쌓여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까 토끼나 염소의 배설물이다.

아내에게 동석산에 토끼나 염소가 사는가 보다 말하니까

아내가 나무열매라고 우긴다ㅎ...

 

섬지방에 염소를 방목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지만

동석산에도 야생 염소가 살고 있다는게 신기하다.

집에서 키우는 염소가 도망나와 야생으로 길들여진 듯 하다.

섬에 방목된 염소가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환경부에서 소탕작전에 나섰다던데...

동석산의 염소는 배설물만 남겨 놓고

어디로 갔을까?

 

 

 

 

 동석산(銅錫山)219m 정상

 

동석산 정상에 산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느라 줄을 서 있다.

암릉끝자락에 동석산의 정상이 자리 하고 있다.

 

 

 동석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능선...

 

 

 

 동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남해안

 

동석산에서 바라본 가학재

그리고 석적막산 능선...

 

노루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초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은 이른봄 나무들에 잎이 달리기 전인 3~4월에 자주색으로 피나,

때때로 하얀색 또는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꽃에 꽃잎은 없고 6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인다.

3갈래로 나누어진 잎은 토끼풀의 잎과 비슷하며 꽃이 진 다음에 뿌리에서 나오는데,

털이 돋은 잎이 나오는 모습이 노루귀 같다고 해서 식물이름을 노루귀라고 부른다.

민간에서는 식물 전체를 8~9월에 채취하여 큰 종기를 치료하는 데 쓰며,

봄에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출처:웹


 

 꿈에 그리던 노루귀를 눈에 담다.

 

동석산 암릉을 지나 세방낙조대 방향으로

잡목이 우거진 흑산을 몇 걸음 걸어가니

주능선 북사면에 노루귀 한송이가 눈에 들어온다.

 

8장의 연분홍 꽃잎

노란 꽃심

백설기처럼 하얀 꽃수술

세개의 꽃받침

꽃을 들고 있는 가냘픈 꽃대엔

간난쟁이 얼굴에 난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하얀털이

너무나 귀여워 애처롭다.

 

저리 여린 모습으로 낙엽을 비집고 나와

 봄볕을 받으며

환한 모습으로 산객을 맞이하고 있다.

 

 

 

 

 

 

 노루귀

 

 

 

 중의무릇(산자고)

 

 

 

 동석산 암릉지대를 지나 가학재방향으로 능선을 20여분 걸어오니

산판에 노루귀와 산자고 현호색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보고 싶던 꽃이 많아 셔터를 눌러 댔지만

노루귀 개화시기가 지나서 인지 꽃이 싱싱한 아름다움이 덜한 듯하다.

3월21일 전후가 절정이었던 듯...

 

 현호색

 

한국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키는 20cm 정도로 땅속에 지름이 1cm 정도인 덩이줄기를 형성하고 여기에서 여린 줄기가 나와 곧게 서며 자란다.

기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하나의 큰 인편(鱗片)이 있고, 여기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1~2회 갈라지고 뒷면은 흰색을 띠며 잎자루가 길다.

4~5월에 연한 홍자색의 꽃이 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며 피고 꽃부리[花冠]의 길이는 약 25㎜이다.

꽃잎은 입술꽃잎[脣瓣]으로 기부에 거(距)가 있다. 암술은 1개, 수술은 6개이다.

열매는 길이 2cm, 너비 3cm 정도로서 선형의 삭과(蒴果)로 익으며 양끝이 좁고 뾰족하다.

씨는 둥글고 광택이 있다.

현호색속(玄胡索屬 Corydalis)에 속하는 식물은 매우 다양하여 전세계에 걸쳐 300여 종(種)이 있고,

한국에는 현호색·빗살현호색(C.var. pectinata)·댓잎현호색(C. var. linearis) 등의 덩이줄기를 갖는 종들과

산괴불주머니(C. speciosa)·염주괴불주머니(C. heterocarpa) 등의 곧은 뿌리를 갖는 종(種)들을 포함해 21종 1변종 5품종이 자생한다.

덩이줄기에는 코리 달린(corydaline)·푸마린(fumarine) 등이 함유되어 있어

정혈제·진통제·진경제로 사용한다

(출처:웹)

 

 산자고

 

 노루귀

 

노루귀는 꽃이 피고 진 다음에 잎이 나온다고 하던데

분홍노루귀는 잎과 꽃이 동시에 피어있다.

잎의 모양이 마치 공룡발자국처럼 보이고

잎을 바치고 있는 줄기의 솜털이 보송보송하다.

 

 흰 노루귀가  꽃을 피우려고 꽃봉오리를 부풀리고 있다.

수북히 쌓인 낙엽에 묻혀버릴 수도 있었을텐데

가냘픈 꽃대로 비집고 올라온 모습이 귀엽고 대견스럽다.

 

 꽃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야 좋은데

한두송이나 서너송이가 흩어져 피어있어

카메라에 담은 모습이 좀 산만하다.

사진찍는 실력이 모자람이겠지만

 

동석산에서 노루귀와의 만남으로 만족해야는데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나보다.

청노루귀를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것을 보니...ㅎ

좋은 산을 두루 오르다보면 언젠가는 만날날이 있겠지

 

 보춘화

 

 

 

 

 춘란(보춘화)

 

 보춘화

 

 양지꽃

 

 

 

 

 

 숲개별꽃

 

이꽃은 작년 5월 지리산 종주 때 지리능선에서 첫만남을 가져 눈에 익은 꽃이다.

한라산 영실에서 오백장군을 바라보며 계단을 오를때

주목군락아래에 피어 있던 그 숲개별꽃...

 

 

 

 숲개별꽃

 

  

 Prelude Op 28 No. 4, E Minor

- Chop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