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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한계령-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

 

나에게 설악산은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자리한다.

그건 서북능선을 오르지 못함이다.

오랫동안 산을 가까이 하지 못하면서 두려움은 커져만 가고...

서북능선에 산솜다리와 참기생꽃이 없었다면 끝내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산객의 산행기를 읽고 용기를 냈다.

아내와 꽃을 마주하며 13시간을 걸었다는 이야기...

 

금요일 반차를 내고 아내랑 인제군 원통으로 달렸다.

원통은 군복무시절 휴가 때 마장동가는 버스를 타던 곳인데...

오랜 세월이 흐른 원통은 옛 추억은 남아 있지 않았다.

 

새벽의 한계령은 바람이 세차게 분다.

하늘엔 별이 촘촘히 떠있고

산객은 산행 준비로 분주하다.

 

한계령휴게소(03시 25분)

 

차가운 바람으로 아내가 힘들어 한다.

산에 오르면 더워질 거라고 달래며 03시 25분 산을 오른다.

 

 

한계령 삼거리(05시 11분)

 

공룡능선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귀때기청을 오르면서 바라본 설악산 대청봉과 중청봉

 

중청봉에서 귀때기청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진 너덜지대

 

 

 

서북능선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귀때기청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가리봉과 주걱봉

 

 

 

귀때기청봉

 

 

 

설악산 대청봉(우측이 대청봉 좌측이 중청봉)

 

 

 

귀때기청봉(1576.6m) 06시 51분

 

설악산 서북능선은

대청봉(1708m)을 주봉으로 중청봉(1665m)에서 시작하여 끝청봉(1610m)을 지나

귀때기청봉(1576.6m)과 대승령, 십이선녀탕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서북쪽에 있는 주능선이다.

 

귀때기청봉이라 부르게 된 유래는

곰골에 사는 곰이 오만방자하여 산신령이 이곳으로 불러 귀싸대기를 때렸다는 설과

귀때기청봉이 대청봉, 중청봉, 끝청봉 3형제에게 자신이 높다고 으스대다가

귀싸대기를 얻어 맞았다는 설이 있고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분다하여 귀때기청봉이라는 설이 있다.

오늘도 세찬 바람이 뺨을 때린다.

 

오래전 산친구 유수와 공룡능선을 걸으며

다음에 서북능선을 같이 걷자 했는데 그 친구는 작년 여름 홀연히 세상을 등졌다.

산을 함께 오르며 추억을 만들어 왔는데...

 

서북능선을 걸으며 즐거웠던 시간을 친구와 나누고 싶다.

 

 

지난주 모산악회에서 서북능선 산행이 떠서 예약을 했는데

예약한 산객의 수가 적어 취소되고...

아내에게 설악산 산행을 제안 했더니 망설임이 없다.

그동안 산행을 하지 않아 힘들 줄 알면서도 동행해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설악산은 이번 산행으로 졸업이 아닌가 싶다.

오색에서 대청봉 공룡능선을 넘어 오세암을 지나 백담사로 내려왔고

또 한번은 한계령에서 중청봉으로 올라 봉정암을 거쳐 백담사로

아내와 산친구들과 함께 오색에서 대청봉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천불동으로 내려왔고

고향친구랑 백담사에서 봉정암에 올라 1박하고 대청봉을 거쳐 천불동 계곡을 걸었고

이번에 서북능선을 올랐으니 설악산은 모두 오른셈이다.

 

 

 

 

귀때기청에서 바라본 점봉산

 

귀때기청에서 바라본 대승령 안산으로 이어진 서북능선

 

공룡능선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

 

이른 아침이라 산이 해를 등지고 있어

우리가 바라보는 산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조망이 못내 아쉽다.

 

 

 

가리봉

 

 

 

 

 

 

 

 

귀때기청봉

 

 

귀때기청에서 바라보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구름이 걸쳐 있는 점봉산

 

점봉산은 비탐방지역으로 오래전에 모산악회를 따라

한계령에서 망대암산을 거쳐 점봉산 턱밑까지 올랐으나 공단직원들이 지키고 있다하여 흘림골로 내려왔었던...

 

 

 

 

장쾌한 백두대간

 

 

 

 

 

마가목

 

 

산앵도나무

 

 

휴대전화로 담아본 참기생꽃

 

귀때기청봉을 내려오며 참기생꽃을 만났다는 자생지 정보를 가지고

산을 내려오며 이곳 저곳을 살폈으나 참기생꽃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포기할 시점에 앞서가던 아내가 꽃을 찾아 냈다.

길가에 있어 누구나 발견할 수 있는 곳이지만

정말 반가운 만남이다.

 

작년 이맘 때 산악회 따라 태백산 참기생꽃을 찾으러 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한시간여를 이곳에서 꽃과 놀고...

 

 

참기생꽃

 

참기생꽃은 앵초과 기생꽃속의 다년생 식물로 고산지대의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자생하고

가야산, 지리산, 태백산, 설악산등에 분포하며

6~7월에 흰색의 꽃이 핀다.

 

참기생꽃의 '참'은 작다는 의미로 쓰이고

기생꽃 이름의 유래는 흰 꽃잎이 분을 바른 기생의 얼굴같다는 설과

기생이 머리에 쓰는 화관을 닮아서 기생꽃이라는 설이 있다.

 

 

 

 

 

 

 

 

두루미꽃

 

풀솜대

 

세입종덩굴

 

 

 

 

아구장나무

 

아구장나무

 

 

서북능선 1408봉(11시 26분)

 

털개회나무

 

설악솜다리

 

설악솜다리는 쉽게 만났으나

자생지가 절벽 바위틈이라서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악솜다리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고산지대 암벽 음지에서 자라고

우리나라에는 설악산 흘림골과 서북능선 그리고 공룡능선에서 볼 수있다.

 

 

 

 

 

붉은병꽃나무와 아구장나무

 

 

 

 

꿩의다리아재비

 

큰앵초

 

 

 

 

산마늘

 

눈개승마

 

연영초

 

대승령(오후 2시 10분)

 

 

대승폭포(오후 3시 25분)

 

수많은 옛 문인들이 대승폭포에 대하여 글을 짓고 노래했지만

봄가뭄으로

우람한 폭포에 떨어지는 물줄기는 실낱같다.

 

 

한계령에서 03시 30분에 출발하여 16:00에 장수대에 도착했다.

꽃과 놀며 쉬며...

산행거리 12.7km 산행시간이 12시간 30분이다.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에서 대승령까지 7.7km인데

체감거리는 훨씬 멀게 느껴진다.

대승령에서 장수대로 내려올 땐 가방속 카메라와 렌즈의 중량이

어께와 무릎을 짓눌러 정말로 힘들었지만...

 

그동안 갈망했던 서북능선을 아내와 함께 걸으며

설악이 품은 장쾌한 산을 조망하고

설악솜다리, 참기생꽃, 산마늘 등 수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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