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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그리운 폭우 - 곽재구

 

 

 

 

그리운 폭우 / 곽재구


어젠 참 많은 비가 왔습니다
강물이 불어
강폭이 두 배로 더 넓어졌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금세라도
줄이 끊길 듯 흔들렸지요


그런데도
난 나룻배에 올라탔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흙탕물 속으로 달렸습니다


아, 참 한 가지 빠트린 게 있습니다
내 나룻배의 뱃머리는 지금
온통 칡꽃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폭우 속에서
나는 종일 꽃장식을 했답니다


날이 새면 내 낡은 나룻배는 어딘가에 닿아 있겠지요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의 지름길은 얼마나 멀고 또 험한지...


사랑하는 이여.
어느 河上엔가
칡꽃으로 뒤덮인 한 나룻배가 얹혀 있거든
한 그리움의 폭우가 이 지상 어딘가에 있었노라
가만히 눈감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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