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묏버들 갈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
자시 창밧긔 심거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닙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소서"
송별 / 최경창
말없이 마주 보며 유란을 주노라
오늘 하늘 끝으로 떠나고 나면 언제 돌아오랴
함관령의 옛노래를 부르지 말라
지금까지도 비구름에 청산이 어둡나니.
<해설>
1573년 가을,
함경도 경성에 북평사로 온 최경창을 만나
군막에서 겨울을 함께 보낸 홍랑.
이듬해 봄 서울로 부임하는
최경창을 쌍성(함경도 영흥)에서 작별하고
집으로 돌아가다
함관령(함흥과 홍원 사이)에 이르렀을 즈음,
때마침 날도 저문데 비마저 뿌리고 있었는데.
이때 지은 시를 그녀는
서울의 연인에게 보내주었답니다.
그리고 소식이 끊긴 채 2년 남짓.
최경창이 병을 얻어 몇달 간 누워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홍랑은
그날로 상경 길에 올라 7일을
밤낮으로 걸어 서울에 도착했으나.
당시는 양계의 금
(함경도 평안도 사람들의 도성 출입을 금하는 제도)
이 시행되고,
국상(명종 비 인순왕후)마저 겹친 때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를 구실로
두 사람 사이를 헐뜯은 탓에
최경창은 관직이 삭탈되고,
홍랑 역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눈물로 홍랑을 떠나보내며
최경창은 ‘송별’ 이란 제목으로
두 편의 한시(7언 절구)를 지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