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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贈醉客(증취객) 취하신 님께 / 이매창(李梅窓)

 

 

 

 

 

 

 

 贈醉客(증취객) 취하신 님께 / 이매창

 

 

        客執羅衫(취객집나삼)  취하신 손님이 명주저고리 옷자락을 잡으니,

 

      衫隨手裂(나삼수수열)  손길따라 명주저고리 소리를 내며 �어졌군요

 

     不惜一羅衫(불석일나삼)   명주저고리 하나쯤이야 아까울게 없지만,

 

           但恐恩情絶(단공은정절) 이 주신 은정까지도 찢어졌을까 그게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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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창 그는 누구인가?

 

 본문

 

성(姓) 이(李), 본명 향금(香今). 자 천향(天香), 호 매창(梅窓) ·계생(桂生)·계랑(桂娘). 부안(扶安)의 명기로서 가사(歌詞) ·한시(漢詩) ·시조(時調) ·가무(歌舞) ·현금(玄琴)에 이르기까지 다재 다능한 여류 예술인이었다. 작품으로는 가사와 한시 등 70여 수 외에도 금석문(金石文)까지 전해지고 있으나, 작품집인 〈매창집(梅窓集)〉은 전하는 것이 없고, 다만 1668년(현종 9년)에 구전(口傳)하여 오던 작자의 시 58수가 전해지고 있다.

 

<부안 기녀 매창이 취객에게 준 시>
조선 후기의 학자 홍만종(洪萬宗,1643~1725)이 엮은 시평집(詩評集)인 {소화시평(小華詩評)}에 실린 자료이다. 계생으로도 불리는 부안 기녀 매창의 한시를 소개하고 있다. 계랑(桂娘)은 부안(扶安)의 창기(娼妓)인데 스스로 호를 매창(梅窓)이라고 하였다. 일찍이 어떤 나그네가 그의 명성을 듣고 시를 지어서 유혹하였다. 계랑이 즉시 답하였는데 그 시는 이러하다.

 

평생토록 동가식(東家食)은 배우지 않았으니 / 平生不學食東家
매창(梅窓)에 달그림자 비낀 것을 사랑할 뿐. / 只愛梅窓月影斜
선비들은 이런 나의 유한(幽閑)한 뜻 모르고서 / 詞人未識幽閑意
연정(戀情)을 표현함이 그릇 절로 많답니다. / 指點行雲枉自多

 

<시를 지어 거절한 매창>
한 선비가 그 이름을 듣고 시를 써서 계향을 유혹하니, 계향은 다음과 같은 시를 써서 자기 뜻을 밝혔다.

 

 平生不學食東西 여기저기 의탁함은 평생 못 배웠고
 只愛梅窓月影斜 매화핀 밤 달빛어린 창만 사랑하네
 詞人未識幽閑意 시인들 그윽한 내 맘을 알지 못해서
 指點行雲枉自多 뜬구름 가리키며 스스로들 돌아가네

 

<이화우 흩뿌릴 제>
이 내용은 조선 3대 야담집의 하나로서, 이희준(李羲準:1775-1842)이 엮은 것으로 추정되는 계서야담(溪西野談)에서 뽑은 것이다. 매창의 시조에 관한 기록이다.


한 태수(太守 : 柳希慶)가 매창을 흠모했는데, 그가 떠나간 후에 고을 사람들이 송덕비(順德碑)를 세워 주었다. 하루 저녁에는 달이 매우 밝았는데, 계항이 비석 위에서 금고를 켜면서 호소하듯 장가(長歌 : 시조 즉, 梨花雨 훗뿌릴제...)를 불렀다. 선비 이항(李享)이 지니다가 이 모습을 보고 시를 읊었는데 매우 절창이었다.

 

 아름다운 거문고는 비석에서 오열하고,
 말없는 둥근 달은 산 리에 외롭구나. 
 남쪽 간 태수님은 비석 다시 서겠지만,
 미인의 우는 눈물 다시 있기 어려우리 


<허균이 매창의 죽음을 슬퍼함(성소부부고)>
 
이는 조선 중기의 문신 허균(許筠, 1569-1618)의 시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 실린 자료로, 계생(桂生)·계랑(桂娘) 등의 호를 쓰기도 하였던 부안(扶安)의 기생 매창(梅窓)에 대한 허균의 평가와 매창이 죽었을 때 허균이 슬퍼하며 지은 시 두 수를 소개하고 있다.


계생(桂生, 매창)은 부안(扶安) 기생인데, 시에 능하고 글도 이해하며 또 노래와 거문고도 잘했다. 그러나 천성이 고고하고 개결하여 음탕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그 재주를 사랑하여 교분이 막역하였으며 비록 담소하고 가까이 지냈지만 난(亂)의 지경에는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가도 변하지 않았다. 지금 그 죽음을 듣고 한 차례 눈물을 뿌리고서 율시 2수를 지어 슬퍼한다.

 

신묘한 글 솜씨는 비단 움킨 듯 / 妙句堪擒錦
청아한 노래 소린 구름도 잡네. / 淸歌解駐雲
천도 훔쳐 속세로 귀양 왔더니 / 偸桃來下界
선약 훔쳐 이승을 떠나갔구나. / 竊藥去人群
부용꽃 장막 속엔 등불 어둡고 / 燈暗芙蓉帳
비취색 치마에는 향기 남았네. / 香殘翡翠裙
내년 쯤 복사꽃이 피어날 제에 / 明年小桃發
그 누구가 설도 무덤 찾을 것인가? / 誰過薜濤墳



처절한 반첩여(班婕妤)의 부채 신세요 / 凄絶班姬扇
비량한 탁문군(卓文君)의 거문고일세 / 悲涼卓女琴
나는 꽃은 속절없이 한을 쌓으며 / 飄花空積恨
시든 난초 다만 마음 상할 뿐이네. / 衰蕙只傷心
봉래섬에 구름은 자취도 없고 / 蓬島雲無迹
한바다에 달은 하마 잠기었다오. / 滄溟月已沈
다른 해에 봄이 와도 소소의 집엔 / 他年蘇小宅
낡은 버들 그늘을 못 이루리라. / 殘柳不成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