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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호수 - 이형기

 

 

 

 

 

호수 - 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입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세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같이 떨던것이

이렇게 고요해 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

 

 

  
Stranger on The Shore - Acker B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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