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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말하는 비와 산과 하늘 - 박두순

 

 

 

말하는 비와 산과 하늘 - 박두순

 

 

하늘도 말을 한다.

비가 오는 날도 말을 한다.

방울방울 속살 어리는 투명한 말을

 

하늘의 말을

풀들은

엎드려서 듣고

나무들은

서서 듣는다.

 

마침내 잎새들도 몸을 비비며 말을 한다.

잎새와 잎새에서 일어서는 여린 음성

그대로 골짝물 자잘한 목소리가 된다.

개울물 잔잔한 속삭임이 된다.

 

산이 나누는 이야기가 된다.

건너 골짜기에서 실려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걸어온 이야기가

내 몸의 푸른 대문을

활짝 열고

맑은 음성으로

걸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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