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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장미의 날 - 양애경

 

 

 

장미의 날 - 양애경

 

 

 

장미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지 위에


솜털 같은 가시들을 세우고


기껏 장갑 위 손목을 긁거나


양말에 보푸라기를 일으키거나 하면서


난 내 자신쯤은 충분히 보호할 수 있어요


라고 도도하게 말하는


장미의 기분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밤에는


가위에 잘려 무더기로 쓰러지는 장미꽃들과 함께


축축한 바닥에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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