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추억처럼 조가비 하나 - 박철
오늘도 모래톱의 반쯤을 걷다가 돌아왔습니다. 그 먼 곳의 알 수 없는 그리움을 앞에 두고 파도 소리에 맞추어 마음 놓아보기 수백 번, 바다는 그 누구의 눈물입니까. 처음 우리가 시작한 곳도 여기였으니 하늘과 함께 당신 또한 그렇게 푸르렀습니다.
먼 먼 전설이 시작되기 전 그대, 파도가 밀려와 하얗게 손을 내미니 우리들 사랑의 끝없음이라. 백사장엔 옛사람의 슬픈 추억처럼 하얀 조가비 하나 구르고 있습니다
돌아올 것인가 눈물 주고 떠나간 세상의 모든 이들 이 여름날 구름으로 바람으로 밀려와 작은 섬 물결을 일렁이고 잃어버린 사랑은 다시 움틀 것인가. 바다 속 깊은 해초들의 흔들리는 어께 구슬픈 노랫소리가 수평선을 넘어 멀리멀리 퍼져 나갑니다.
하늘에는 소나기가 내려 물 위를 적시니 그대, 바다는 다시 우리의 얼굴입니다. 맑은 눈동자 푸른 머릿결을 흔들며 다가서는 꿈의 나락입니다.
Symphony No.8 in B minor, 'Unfinished'
- Sch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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