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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인연 - 도종환

 

 

 

대전둘레산 잇기 8구간 갑하산 ~ 우산봉능선에서...

 

 

인연 - 도종환

 

너와 내가 떠도는 마음이었을 때

풀씨하나로 만나

뿌린 듯 꽃들을 이 들에 피웠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떠돌던 시절의 넓은 바람과 하늘 못 잊어

너 먼저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 또한 너 아닌 곳을 오래 헤메었다

세월이 흐르고

너도 가없이 그렇게 흐르다

옛적 만나던 자리에 돌아오니

 

가을 햇볕 속에 고요히 파인 발자국

누군가 꽃 들고 기다리다가 문드러진 흔적 하나

내 걸어오던 길 쪽을 향해 버려져 있었다

 

 

 The Capriccio Italien, Op. 45

- Tchaikov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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