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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꽃 / 김용택 당신의 꽃 / 김용택 내 안에 이렇게 눈이 부시게 고운 꽃이 있었다는 것을 나도 몰랐습니다. 몰랐어요. 정말 몰랐습니다. 처음이에요 당신에게 나는 이 세상 처음으로 한 송이 꽃입니다 더보기
반성 704 / 김영승<시인들이 애송하는 詩 100선>-정끝별 ▲ 일러스트 권신아 반성704 / 김영승 밍키가 아프다 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 눈엔 눈물이 흐르고 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 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끓여도 주어보고 생선가게 아줌마한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끓여 줘 봐도 며칠째 잘 안 먹는다 부엌 바닥을 .. 더보기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시인들이 애송하는 詩 100선>-문태준 ▲ 일러스트 잠삼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 더보기
그리운 폭우 - 곽재구 그리운 폭우 / 곽재구 어젠 참 많은 비가 왔습니다 강물이 불어 강폭이 두 배로 더 넓어졌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금세라도 줄이 끊길 듯 흔들렸지요 그런데도 난 나룻배에 올라탔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흙탕물 속으로 달렸습니다 아, 참 한 가지 빠트린 게 있습니다 내 나룻배의 뱃머리는 지금 온.. 더보기
忍冬茶 (인동차) - 정지용 忍冬茶(인동차) / 정지용 노주인의 腸壁에 무시로 忍冬 삼킨 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서리다가 바깥 風雪소리에 잠착(潛著)하다. 산중에 冊曆도 없이 三冬이 하이얗다. ----------------- 참척(潛著)하다 : 한가지 일에만 .. 더보기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가의도 노루귀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더보기
개여울 / 김소월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런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 더보기
진달래꽃 / 김소월<시인들이 애송하는 詩 100선>-정끝별 ▲ 일러스트=권신아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old black jo..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