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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me love - Richard Clayderman 더보기
투명한 속 / 이하석<시인들이 애송하는 詩 100선>-정끝별 ▲ 일러스트 권신아 투명한 속 - 이하석 유리 부스러기 속으로 찬란한, 선명하고 쓸쓸한 고요한 남빛 그림자 어려온다, 먼지와 녹물로 얼룩진 땅, 쇠 조각들 숨은 채 더러는 이리저리 굴러다닐 때, 버려진 아무 것도 더 이상 켕기지 않을 때, 유리 부스러기 흙 속에 깃들어 더욱 투명해지고 더 많은 것들.. 더보기
종달새 - 정지용 종달새 - 정지용 삼동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더보기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 나는 섰네 내 맘에 한번 핀 꽃은 생전에 지지 않는 줄을 내 어찌 몰랐을까 우수수수 내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사랑에서 돌아선 그대 눈물인 줄만 알았지 내 눈물인 줄은 내 어찌 몰랐을까 날 저무는 강물에 훨훨 날아드는 것이 꽃잎이 아니라 저 .. 더보기
밀물 - 정끝별 밀물 -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더보기
오빠 가시고 / 정지용 오빠 가시고 - 정지용 오빠 가시고 난 방에 숯불이 박꽃처럼 새워간다. 산모루 돌아가는 차, 목이 쉬어 이 밤사 말고 비가 오시랴나? 망토 자락을 여미며 여미며 검은 유리만 내어다보시겠지! 오빠가 가시고 나신 방 안에 시계 소리 서마 서마 무서워. -&lt;문예월간&gt;, 1932년 1월 Dvor&amp;#225;k / Concerto For C.. 더보기
國土序詩(국토서시) / 조태일<시인들이 애송하는 詩 100선>-정끝별 ▲ 일러스트 권신아 國土序詩 / 조태일 발바닥이 다 닳아 새 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 더보기
엄마 생각 - 기형도 엄마생각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