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산행으로
갑하산과 문정봉엔 5차례 오르나 보다.
갑하산과 우산봉에 이르는 산행코스는
대전둘레산 잇기 제 8구간이다.
갑하산과 우산봉을 지나 반석까지 2년전에 지인들과 함께 다녀왔었는데
갑하산에 오르는 길이 좀 가파르지만 능선을 타는 산행이다.
주능선이 거의 평지수준으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지형이고
산바람을 맞으며
계룡산과 멀리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연기군 남면과 장기면일대와 대전시를 조망하며
걷는 기분은 이루말 할 수 없이 좋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빼꼭히 자라고 있는 산길을 걷다보면
뒷동산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 든다.
아내와 함께 한 산행은 지난 청원 양성산에 오른 후에 세번째 산행인 듯 싶은데...
오랫만에 하는 산행이라서 아내는 무척 힘들어했다.
갑하산을 오르면서 스무번도 더 쉬었나보다.
스틱을 잡고 앞에서 당겨주다가
뒤에서 밀어주며...
산에 오르는데 무척 힘들어한다.
난 오를 땐 힘이 덜드는 듯 싶은데...
나랑 반대다.ㅎ
내려갈 땐 날아간다.
장마를 준비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토요일 오전
콩국수로 점심을 들고
지하철과 107번 버스를 타고 국립현충원 옆동네 갑동으로 가는 길도 힘들다.
시내버스 노선변경으로 동학사 진입차량이 토요일엔 20~30분간격이다.
달궈진 아스팔트와 지나가는 차량에서 내뿜는 열기로
숨은 막혀오고
20여분의 시간은 너무 길기만하다.
갑동 등산로에 접어들면서
각종 야생화가 나를 반겼다.
이번 산행의 주요 타킷은 털중나리였다.
지난 번 피래산에서 담아오지 못한 아쉬움이 매우 컸었기에...
처음 보는 타래난초...
반가움에 더위도 잊고 묘지위에서
이리찍고 저리찍어
몇 장을 담았는데...
오늘 산에 온 보람을 찾은 듯하다.
아내는 늦게 올라오는 고사리를 꺽고...ㅎ
갑하산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이쁜 우체통
이쁜사랑 가득 담아오길...ㅎ
등산로 입구 밭둑에서 익어 가는 자두
과일 색깔이 맛이 좋아보인다.
타래난초
난초과(蘭草科 Orchid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키는 30㎝ 정도 자란다.
잎은 줄기 위쪽으로 갈수록 크기가 점점 작아지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기부는 줄기를 감싼다.
연분홍색의 꽃은 5~8월경 줄기 끝의 수상(穗狀)꽃차례로 풀린 용수철처럼 꼬이며 핀다.
투구처럼 생긴 꽃은 길이가 1㎝도 채 되지 않는다.
흔히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고, 때때로 흰색 꽃이 된다. (백과사전에서)
무덤에 핀 타래난초
타래난초
무덤주위에 타래난초가 자라고 있었다.
충청지방에선 자생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반갑다.
분홍꽃부터 흰꽃까지...ㅎ
큰까치수염
멍석딸기
꽃창포
처음엔 붓꽃인 줄 알았는데
꽃창포란다.
엉겅퀴
벌 두마리가 엉겅퀴꽃을 헤집으며
꿀을 찾고 있다.
힘들어하는 아내...ㅠ..
열 걸음도 못가서 주저 않는다.
이쯤해서 하산을 할까 고민하다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갑하산 정상 헬기장에 서 있는 아내
아마 다리에 힘이 풀린듯 하다.
갑하산(甲下山) 469m
갑하산과 문정봉 사이 능선에서 바라본
국립현충원과 대전시...
계룡산
문정봉을 뒤에 두고 한컷...
갑하산에서 바라본 국립현충원와 대전광역시
갑하산에서 바라본 계룡산과 동학사 입구 마을
갑하산에서 바라본 문정봉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물도 마시고 과일도 먹고...
쵸코바도 씹어보고...ㅎ
에너지를 충전해서 문정봉을 향해...
털중나리
털중나리
꽃이 시들고 있었지만 반가워
또 찍어보고...ㅎ
노루오줌풀
꽃이 시들고 있다.
아내...ㅎ
그리고 에드몽...ㅎ
연리지인가?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몸되어 있다.
무속인이 치성을 드리는 제단인듯...
등산로 안전 로프가 소나무 목을 감았다.
어찌 이런 일이...ㅠ..
산은 아무말 없이
길을 내주거늘
이곳의 주인인 소나무의 목을 맬 수가 있는가.
이 한몸 지탱하려고
밧줄을 잡고 올라온 내가 부끄럽다.
문정봉(553m)
문정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갑하산 뒤로 도적봉 금수봉 빈계산이 보인다.
먹뱅이골과 학봉마을
문정봉 정상에서...
오랜만에 산을 찾은 아내...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올라와줘서 고맙다.
"길이 인생"이라고 어느 블로거님이 말씀하셨다.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해로 하려면
기나긴 인생길을 걸어야한다.
그 길이 험하든 편안하든 말이다.
산을 함께 오르며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물 한모금도 나눠마시면서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사랑하고
바람을 만나면 바람도 사랑하면서
삶을 끝내고 누운 나뭇를 보며 함께 슬퍼하고
발에 걷어 차이는 돌을 보고 미안해하고
산꽃을 보고 즐거워하고
부부란
한 곳을 바라보며 길을 걷는 것이다.
Concerto No.2 for Piano and Orchestra in F Major, lll
- Paisi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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