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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고창 방장산(2009년 9월 13일)

 

 

지난주 설악산종주를 한 후 그 여운이 채가시기도 전에

다시 산이 나를 부른다.

 

마음은 아직도 대청봉에서

중청대피소로 내려오며 보았던

솟아오르는 동해의 태양과 공룡능선에 머물고 있는데...

희운각대피소 근처에 핀 과남풀(용담)에

눈길이 머물러 꽃을 담고 있는데... 

설악에서 느꼈던 벅찬 감동을

가슴에 지닌채 쌓인 피로를 풀었으면 했다.

 

그런데 산은 나를 다시 오라한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고 했다.

좋고 그른산이 없는 것이다.

어느산이든 오르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어

느끼는 감동은 늘 새롭고 벅차다.

 

토요일 오후

산에 가고자 행장을 꾸리니

아내가 뭐라한다.

산을 적당히 즐겨야지 발병나면 어찌하려고 매주 산에 가느냐...

빨리 산을 졸업하고 싶은게냐...

 

그러게...

산이 나를 오라하니 어쩌겠어

품에 안기는 수밖에...ㅎ

 

이번산행엔 산악회에서

뱀장어와 복분자를 뒤풀이로 제공한다하니

올만에 몸보신도 하고 기력을 찾아야쥐...ㅎ

사뭇 기대가 컷었는데

회비를 적게 걷는 것을 보니 기대를 접어야겠다.

 

산행코스는

장성갈재 - 쓰리봉 - 봉수대 -문바위재 - 방장산 - 고창고개

- 패러그라이딩 활강장. 벽오봉 - 방장사 - 양고갈재(약 4시간코스. 10km)

 

 

방장산 산행지도

 

 물봉선

 

 참취

 

 

설악 영시암에서 백담사 내려오는 길옆에 핀 꽃과 같은데...

꽃이름이 뭘까?

작지만 매력있는 꽃이다.

 

 며느리밥풀꽃

 

 흰선씀바귀와 오이풀

 

 싸리꽃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을 나온 버스가

좁은 국도를 따라 농촌마을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더니

힘이 드는듯 헛기침을 하면서

올라와 장성갈재에 산객을 내려놓는다.

 

산대장님을 선두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선두그룹을 따라나서면 갈길이 바빠 산을 두루 살피기 어려운데

함께 온 산친구들이 산대장님을 따라 앞서나가는 바람에

에드몽도 따라 나섰다.

 

등산로 초입을 지나면서 산길에 야생화가 무성하다.

걸음을 멈추고 담고 싶었지만 꽃을 담다보면

일행과 헤어질듯 싶어 눈팅만하고 지나와서

못내 아쉽다.

 

오르는 산길이 은근히 가파르고

능선은 까마득하게 먼데 

산객의 벌써 숨소리는 거칠어진다.

 

산길은 부드러운 흙이라서 등산화에 닿는 느낌이 좋았고

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은 듯한 산길 옆엔

잡목이 우거져 산객에게 내리 쪼이는 햇빛을 막아주고 있다.

 

 

 

 

  

 

 

산길엔 주름조개풀과 조릿대가 무성하고

 

 

 

 미역취

 

 솔나물

 

 등골나물

 

 미역취

 

 참취

 

 

 잔대꽃이 피어있는 묘지

 

이처럼 높은 산에 당신의 유택을 정한 것은

후손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조상님의 배려가 아닌가싶다.

풍요로움속에 사는 현대인들

너무 많이 먹고 운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성인병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고...

 

설날 한식날 벌초하는날 추석에 방장산을 오르면서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라는...ㅎ

  

 

 미역취

 

등골나물

 

산능선의

어느분 묘지에서 담은 야생화

 

숲이 우거진 산엔 야생화를 찾기 어렵다.

숲이 만드는 그늘로 인해 햇빛을 적게 받아도 생존이 가능한 풀만이 꽃을 피우고

대부분의 야생화는 생존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묘지위엔 햇빛이 잘들고

최소 1년에 한번은 풀을 깍아주기 때문에 생육조건이 모든 풀에게 같이 주어지므로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묘지는 산림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후손들이 잔디만 심어 가꾸지 않는다면

때론 야생화의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문바위재

 

 

방장산은 대부분 흙산이지만

군데군데 아기자기한 기암들이 모여 

산객에게 긴장감을 주는 산이다.

 

 

 

 

 산악회 회장

 

 

산악회가 회원들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안내리본을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았다.

산의 명칭과 이정표는 대부분 나무로 제작되어 글을 읽기 쉽고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데...

방장산의 표지판은 스텐레스 강판으로 만들어져 세워져 있다.

 

 

리본에 적혀있는 글이 이채롭다.

"어머니 품속같이 그리운 자연으로"

 

 

 

 

 

 

 

 

 

 

 

 

 

 

 

황금물결로 물들어가는 들녁...

올핸 벼작황이 좋아 대풍을 예고하고 있다.

우울한 대풍...

남아도는 쌀

 

 

 진달래꽃

 

진달래꽃 한송이가 애처롭게 피어 있다.

꽃잎도 누구에겐가 뜯겨 반쪽만 남아...

초가을 어떤 사연이 있어

꽃을 피웠을까?

 

 

 물봉선

 

물봉선은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데...

물봉선 군락이 산능선에 있다.

 

 

 

 

 

 

 

 

 

 

 

 

 

 

 

 

 725봉 헬기장

 

 

 

 에드몽...ㅎ

 

 

 방장산(743m)은 전라남도 고창군과 전라북도 정읍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노령산맥에 속하며

내장산에서 백암사로 이어진 산줄기가 상왕봉을 거치면서

서쪽으로 크고작은 5개의 산봉오리로 솟아있는 산이다.

 

방장산이란

중국의 전설상에 나오는 신령스런 산으로 

봉래산 영주산과 더불어 삼신산으로 일컬어 왔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으로 삼신산으로 불리운다.

호남의 삼신산을 방장산 지리산 무등산이라고 하지만

지리산이 이미 방장산으로 불리우고 있고

지리산에 비해 방장산은 산세가 지리산만 못하고 평범하여

신령스러움을 느끼지 못한다.

 

과거 방장산을 방등산으로 했단다.

고려악지에 백제에서 전해오는 방등산가라는 가요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가요전체가 아니고 내용만 전해지고 있다.

방등산가는

방등산의 도적떼에 잡혀간 아낙이

남편이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고 원망하며 부른 노래라고 하는데

방등산의 도적떼는 백제부흥을 꿈꾸던 백제유민으로 방장산을 근거지로 삼았다는 하며

지금도 도적성의 성터가 남아 있단다.

 

역사적사실로 보아

방장산은 방등산에서 유래를 찾아야할 듯 싶다.

 

 

 산지기님

 

 

 

 

 에드몽도 밥머꼬ㅎ

  

 

 

 

 

 

  

 

 

 고창읍내

 

 

 

 고창군 신림면 신림저수지

 

 범의꼬리

 

 

 

 

 

 

 

 

 

비상을 꿈꾸는 사람들

 

인간들의 어께에 날개가 있다면 산에 오르고자 할까?ㅎ

 

요즈음엔 윙수트(Wing suit)라는 옷이 있어

비행기에서 윙수트

비행옷을 입고 하늘을 난다고 한다.

착륙하기가 어려워 땅에 가까이 오면

낙하산을 펴고 내려온다하는데...

 

 

 어수리

 

 벽오봉(640m)

패러그라이딩 활강장

 

 

패러그라이딩 활강장에서 야생화와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사진찍다보니

홀로 남겨졌다.

2km 하산길... 홀로 내려오려니 길을 잃을가 걱정도 되고

쓸쓸하기 이를데 없다.

 

산은 혼자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와 같은 경지에 오르려면 아직 멀었나보다.

 

 

 

 며느리밥풀

 

 은꿩의다리

 

 방장사 대웅전

 

 방장사 전경

 

 방장사의 나팔꽃

 

 방장사 꽃무릇

 

방장산에도 꽃무릇이 많이 피어있는 곳이 있다던데...

방장사 아래 몇송이만이 산객을 반겼다.

 

  

방장사 오르는 계단

 

 

 楊古殺재(양고살재)는 병자호란 때 고창출신 무장 朴義(박의)가

누르하치의 사위 양고리(楊古利)를 살해 했다는 고개라 이름붙여졌단다.

 

   

 청산유수님

 

  

 

 

방장산은 산세가 약하고 기암괴석과 멋진 소나무가 어우러진 산은 아니지만

크고작은 5개의 봉우리를 넘어야하고

넓은 들판에 솟아 있는 산이라서 쉽게 오르기 어려운 산이며,

산에 오르면 넓게 호남의 들녁이 펼쳐저 있어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볼 수 있어 조망이 좋은산이다.

 

방장산이 품고 있는 휴양림은 다녀오지 못햇지만

돌아오는길에

고창의 넓은 메밀꽃밭의 장관을 볼 수있어 좋았다.

9월초 강원도 평창군 봉평에서 효석문화제가 열렸다던데

고창의 메밀꽃으로 이효석의 문학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봄엔 청보리축제가 열린다는데...

이때를 맞춰 다시한번 방장산에 다녀왔으면 좋겠다. 

설악산의 여독에 방장산의 피로감이 더해졌지만

가슴이 따뜻한 산행이었다.

 

 

 

Nocturne #20 Op. 72-2 - Chop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