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설 아침 - 박형준 서설 아침 - 박형준 역광장 귀퉁이에 버려진 가죽장갑 한 짝 무관심한 안식 노숙자 서넛 주워온 가스렌지 불에 국을 올려놓고 둘러앉아 소주잔 나눈다 말없이 나른하게... 짧은 눈발 낡은 가죽장갑 한 짝 속에 열 손가락 빠져나간 허물로 남아서 Concerto for Flute, Oboe & Orchestra in C major - Antonio Salieri 1750∼18.. 더보기 춤 - 박형준 춤 - 박형준 첫 비행이 죽음이 될 수 있으나, 어린 송골매는 절벽의 꽃을 따는 것으로 비행연습을 한다. 근육은 날자 마자 고독으로 오므라든다 날개 밑에 부풀어오르는 하늘과 전율 사이 꽃이 거기 있어서 絶海孤島, 내려꽂혔다 솟구친다 근육이 오므라졌다 펴지는 이 쾌감 살을 상상하는 동안 발톱이.. 더보기 몽고반점 - 박형준 몽고반점 - 박형준 세상의 가장 부드러운 엉덩이 깊다란 슬픔을 더듬어 내려온 저 빛은. 창의 거기에 목숨이 짧은 푸른 눈의 잠자리가 떨고 있다. 사방이 담장으로 막힌 가장 낮은 굴에 내려와 비밀 한 자락을 슬쩍 내비치고 사라지는 정오의 빛은. 추운 대양을 건너와 사막에서 여름을 나는 마젤란펭.. 더보기 동모동월(冬母冬月) - 박형준 동모동월(冬母冬月) - 박형준 버드나무 가지에 매달려 오늘밤 흰달로 오시네 물가에 둥근 돌 빨래가 쌓였던 곳, 돌덩어리 가슴에 박혀 울던 사람들 물결에 씻겨가네 물살 아래 누워 있네 처녀들 모두 떠나가고 얼음 구멍에 손을 넣고 어머니 빨래를 끄집어내시네 죽은 처녀들 끄집어내시네 물에 잠겨 .. 더보기 저곳 - 박형준 저곳 - 박형준 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空中이라는 말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새떼 Sissel - Seven Angels 더보기 빙산 - 박형준 빙산 - 박형준 당신에게 얼음 정원을 선물하던 밤 바람에 낡은 문짝처럼 빙산이 삐걱거리는 밤 당신에게로 가는 문처럼, 또 하나의 나라가 심연 속으로 내려간다 사원 같은 빙산이 밤바다로 꺼져간다 문자들이 떠다닌다 얼음에 박혀 있는 꽃씨처럼 눈동자 속을 떠다닌다 당신이 핥아 준다면 모두 꽃을.. 더보기 첫사랑 언덕 - 박형준 첫사랑 언덕 - 박형준 첫사랑 언덕에 흰구름 흐르면 지금은 가버린 그처녀 그시절 철없이 울리고 말없이 떠나버린 그때가 서러워서 못잊어 못잊어 그리운 그얼굴 첫사랑 언덕에 나홀로 서있네 첫사랑 언덕에 꽃잎은 지는데 꿈처럼 사라진 그처녀 그시절 울면서 말리던 애절한 그모습 다시와 찾아봐도.. 더보기 차라리 댓잎이라면 - 이성복 차라리 댓잎이라면 - 이성복 형은 바다에 눈 오는 거 본 적 있수? 그거 차마 못 봐요, 미쳐요 저리 넓은 바다에 빗방울 하나 앉을 데 없다니 차라리 댓잎이라면 떠돌기라도 하지 형, 백 년 뒤 미친 척하고 한번 와 볼까요, 백 년 전 형은 또 어디 있었수? 백 년 전 바다에 백 년 뒤 비가 오고 있었다, 젖은 ..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