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을 치대어 빨다가 문득 내가 묻는다 몸속에 이토록 챙챙한 거품의 씨앗을 가진 시푸른 아욱의 육즙 때문에 엄마 오르가슴 느껴본 적 있어? 오르가슴이 뭐냐? 아욱을 빨다가 내 가슴이 활짝 벌어진다 언제부터 아욱을 씨 뿌려 길러먹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으응,그거!그,오,가슴! 자글자글한 늙은 여자 나는 아욱을 빠네 시푸르게 넓적한 풀밭 같은 풀잎을 생으로나 이남박에 퍽퍽 치대어 빨아 국 끓여먹을 줄 안 최초의 손을 생각하네 그 손이 짚어준 저녁의 이마에 가난과 슬픔의 신열이 있었다면 그보다 더 멀리 간 뻘밭까지를 들쳐업고 저벅저벅 걸어가는 시푸른 관능의 힘, 사랑이 아니라면 어떻게 목숨의 벽을 넘겠나 |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약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 김선우 (0) | 2008.05.16 |
---|---|
桃花(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0) | 2008.05.15 |
풀꽃과 더불어 - 구상 (0) | 2008.05.14 |
사랑의 변주곡 - 김수영 (0) | 2008.05.13 |
봄밤 - 김수영 (0) | 2008.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