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공주가려면 삽재를 넘어 박정자를 지나야한다. 박정자 건너편 산이 계룡산 지맥 동쪽끝자락에 있는 장군봉인데... 산이 가파르고 암릉이라서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수십년을 지내왔는데 오늘에서야 계룡능선을 밟게 되는 셈이다. 설악종주에 대비해 운동삼아 산지기님을 따라나섰다. 일요산행을 하려 생각했는데 기상청에서 비를 예보하고 있어 토요일 오후에 오르기로 했다.
가을비를 준비하는 구름으로 햇빛이 가려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박정자 삼거리 개울가에 차를 대고 등산채비를 한 시간이 오후 2시다. 개울가엔 산객들이 타고 온 자동차가 즐비하다.
계룡산엔 사철난이 자생하고 있어 오늘 첫 대면을 할까 기대를 해본다.
박정자삼거리 박정자 삼거리에는 조각공원이 있는데 관리부실로 존재감이 사라졌고 이곳엔 일본 도자기의 시조인 도조(陶祖) 이삼평의 한일합동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이삼평은 충남 공주군 반포면 출신으로 임진왜란 때 나베시마 나오시케가 이끄는 일본군에 잡혀 일본에 끌려가 아리타의 이즈미아마에서 양질의 고령토를 발견하여 1616년 일본최초로 백자를 구워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아리타자기는 이곳고장 출신 이삼평도공과 조선도공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계룡산 탐방지원센터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탐방지원센타엔 근무자가 없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산객이 많이 몰리는데도...
국립공원탐방 써비스를 하지 않으려면 시설을 하지 말든지 괜히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등산로 초입을 지나면서 가파른 산길이 온통암릉이다.
산중턱에서 바라본 장군봉 장군봉을 중심으로 오른쪽산은 참나무 소나무숲으로 우거진 완만한 지형으로 되어있으나 좌측은 급경사의 바위산이다. 동학사삼거리 지역에서 장군봉을 바라보면 바위절벽과 소나무가 아름다운 산이다.
박정자 3거리
좌측으로는 공주와 예산 청양가는 길이고, 윗쪽 삽재방향으로는 대전 논산 오른쪽으로는 동학사와 계룡대가는 길이다.
박정자(朴亭子)유래 반포면 학봉리 일대가 밀양박씨집성촌이다. 밀양박씨의 선대의 박수문등의 묘가 범과용의 형세를갖춘 계룡산자락에 위치하고있는데 앞쪽이 공허해 결함이있다는 풍수지리설에따라 이곳에 밀양박씨후손들이 느티나무를심었고 이후 이곳이 나그네의 쉼터가되면서 박정자 삼거리라고 불리게 됐단다. 박정자 기념비가 1993년 세워졌다.
오른쪽 높은 산이 갑하산 왼쪽높은 봉우리가 문정봉이다. 갑하산과 문정봉 너머에 국립현충원이 있다.
잔대
장군봉 우측 계곡이 공주군 반포면 상신리다. 상신엔 도예촌 있어 이삼평의 후예들이 각종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공방이 있다. 윗쪽동네는 상신 아랫동내는 하신리다.
장군봉(해발500m) 정상
장군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동학사아래 상업지구 음식점 카페촌등 위락시설이 들어서 잇다. 벗꽃피는 봄철엔 벗꽃축제가 열리는데... 박정자3거리에서 부터 동학사 주차장에 이르는 약 3km 길의 벗꽃이 장관이다. 벗나무가 키가커 밤에 보는 벗꽃이 더 아름답다.
좌측에 있는 산은 동월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도적봉과 빙계산 관암산...
사진 중앙에 있는 뾰족한 삼불봉 아래에 있는 남매탑까지 갈길이 멀기만하다
오른쪽 높은 산이 우산봉 바로 앞동네가 공주군 반포면이고 논밭뒤로 산넘어 11시방향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연기군 남면일대 행정중심 복합도시는 어디로 갈런지는 현정권지도부만이 알고 있는 방향없는 도시다. 시작부터 말도 탈도 많았지만 도시 기반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어찌 결말이 날런지 대전충청지역 주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공주군 반포면 상신리 상신리 쪽으로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고 있어 여름철엔 피서오는 사람들로 붐비고 계룡산 장군봉 주릉오른쪽으로 가을철엔 버섯, 산밤, 도토리, 다래, 으름이 지천이다. 소나무숲이 우거져 상신에서도 송이버섯이 자란다.
오른쪽 삽재너머로 멀리 대전광역시가 보이고 오른쪽도로가 대전-공주-계룡시간 국도
산길에 상수리나무 열매가 익어 지천이다.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으면 일품인데... 국립공원내에서는 채취가 금지되어 있다. 홀로 산길을 걷는 여자산객은 줍느라 정신없고...ㅎ
장군봉에서 이어지는 산길이 가파르게 오르막 내리막길이다.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이 숨가쁘게 산길을 걷다보니 입이 마르고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애기사철난ㅎ
몇년전부터 보고싶어 했는데 오늘에서야 사철난과 대면하게 되었다. 꽃이 지고 있었으나 반갑다.
며느리밥풀꽃
입에 이팝을 물고 있는 꽃... 궁핍하게 살아야했던 선조들의 삶에 가슴아프다.
천정골 계곡 약 2.9km 긴 계곡이다.
돌양지꽃 꽃은 이미 지고...
돌양지꽃 산을 걸으면서 숱하게 양지꽃을 보았으나 계룡산 양지꽃이 가장 아름답다. 대부분의 양지꽃이 지고 있었으나 에드몽을 위해 늦은 꽃을 피우고 있는 듯하다.
물봉선
누린네풀
누린네풀
남매탑
계룡산 남매탑(男妹塔. 오뉘탑) 전설
계룡산 남매탑(男妹塔)은 동학사(東鶴寺)에서 북쪽으로 약 2㎞ 지점에 위치하며 오뉘탑, 청량사지쌍탑(淸凉寺址雙塔)이라고도 한다.
『청량사(淸凉寺)』는 재명와편(在銘瓦片)의 출토에 의하여 확인된 절로 이 절이 언제 창건되어 언제 폐사 했는지는 정확한 문헌이 없어 알 수 없다고 한다. 존재한 절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재 절터에는 계명정사라는 암자가 있으며 주변의 옛 절터는 밭(田)으로 경작되고 있다.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의하여 패망(敗亡)하자 백제의 왕족 이였던 한 사람이 계룡산으로 들어와 현재 남매탑이 있는 청량사지 터에서 스님이 되어 한 칸의 초암(草庵)을 짓고 수도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스님이 신라 성덕왕대 상원조사(上願祖師) 라고도 한다)
하루하루를 불공을 드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어 밖에는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이 좌선을 하며 삼매에 들어 있는데 밖에서 큰 동물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러워하며 시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스님이 가까이 가보니 호랑이가 동물을 잡아먹다가 갈비뼈가 목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이었다.
말하며 호랑이 목에 손을 넣어 갈비뼈를 빼주었는데 호랑이는 연신 고마운 몸짓을 하며 숲 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물어다 놓고 가곤 했다. 스님은 호랑이가 동물들을 물어다 놓자 "내가 그토록 살생을 하지 말라고 했거늘 또 살생을 했단 말이냐?" 하며 호랑이를 크게 꾸짖었다.
밖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님이 밖을 나가 주위를 살펴보니 이게 웬일 인가.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에 아리따운 묘령의 여인이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여인의 머리에 가르마가 단정하게 드러나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 갓 시집온 처녀 같았다.
스님은 의아스럽게 생각하면서 여인을 초암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정성을 다해 극진한 간호를 했다. 그러자 여인이 이내 정신을 차렸다. 스님은 여인이 의식이 돌아오자 여인에게 야밤에 이 곳에 온 연유를 물었다.
"낭자는 뉘오신대 이 깊은 밤에 산중에 와 계신 것입니까?" 있었다. 스님이 여인을 가까스로 안정시키자 그녀는 비로소 입을 열었다.
"소저는 경상도 상주 땅에 사는 처자이온데, 혼기가 되어 이웃 마을 양반 댁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날밤에 들기 전에 소피가 마려워 잠깐 밖을 나왔다가 갑자기 송아지 만한 호랑이가 앞에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魂飛魄散)한 끝에 그만 정신을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바로 이 곳이옵니다."
것이었다. 이때부터 여인네들은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을 두려워했으며 방에서 일을 보기 위하여 요강이 생겨났다고 한다. 스님은 여인을 초암에서 며칠 머물게 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하였으나 여인은 말하기를
"고향에서는 이미 죽은 목숨이온데 이 몸으로 어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스님께서 저를 구해 주셨으니 저는 스님을 평생 지아비로 모시겠나이다." 하며 청혼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불제자인데 어찌 여인과 혼인 할 수 있겠소." 라고 거절하며 그대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오누이처럼 같이 살아가자고 하여 오누이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비구(比丘), 비구니(比丘尼)로서 수행을 하다가 말년에 한날 한시에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입적후 사리(舍利)가 나온 것을 동학사(東鶴寺) 개창주(開創主)인 회의화상(懷義 和尙)이 수습하여 7층탑과 5층탑을 세웠다고 한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아름다운 행적을 후대까지 기리고자 이 석탑을 남매탑(男妹塔)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출처:웹)
상원암
싸리버섯
암자에 핀 다알리아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I Allegro molto appassionato - Mendelssohn
오후 2시부터 6시 30분까지 약 4시간 30분 의 산행이 마무리 되었다. 약 10km거리...
짧은 산행이었지만 대전에 거주하면서 한번도 오르지 못한 장군봉에서 남매탑에 이르는 기암능선을 다녀왔다는 성취감으로 만족한다. 이제 신원사에서 남매탑에 이르는 나머지 산행이 남겨졌다. 계룡산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계룡산 주릉을 다녀오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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