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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 더보기
엉겅퀴의 노래 - 복효근 엉겅퀴의 노래 - 복효근 들꽃이거든 엉겅퀴이리라 꽃 핀 내 가슴 들여다보라 수없이 밟히고 베인 자리마다 돋은 가시를 보리라 하나의 꽃이 사랑이기까지 하나의 사랑이 꽃이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잃고 또 떠나야 하는지 이제는 들꽃이거든 가시 돋힌 엉겅퀴이리라 사랑이거든 가시 돋힌 들꽃이리라 .. 더보기
믿음의 밭 위에서 꽃 피우는 사랑 - 손희락 믿음의 밭 위에서 꽃 피우는 사랑 - 손희락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믿음이라는 밭에서만 꽃 피는 것입니다 길바닥에 씨를 뿌릴 수가 없듯이 믿음의 밭이 없다면 사랑은 영원할 수가 없습니다 뜨겁게 사랑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한 순간에 등 돌리는 것은 믿음이 깨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신도 자기.. 더보기
사랑의 이유 - 손희락 사랑의 이유 - 손희락 사랑을 선택할 때는 혼자만이 느끼고 간직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대를 만났을 때 마음의 빗장이 스스로 풀려 사랑의 문을 열었고 그대의 손을 잡고 행복의 성을 쌓을 때 순수의 땅에 진실의 돌 하나 놓았습니다 외적인 조건이 선택의 잣대가 되는 세상에서 .. 더보기
꽃이 향기를 잃지 않듯 - 손희락 꽃이 향기를 잃지 않듯 - 손희락 길 위에 피어 있던 한 송이 꽃 바람이 스쳐가며 목을 꺾더니 술에 취한 발자국 버려진 꽃 짓밟고 모른 척 갑니다 상처뿐인 꽃 코끝에 가져가니 콕 찌르는 향기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사랑은 길바닥에 버려져 시들고 짓밟아도 마지막까지 향기를 잃지 않는 그런 것입니.. 더보기
그대와 마주 앉으면 - 손희락 그대와 마주 앉으면 - 손희락 폭염 길 걸어 그대와 마주 앉으니 깊은 산속, 풀잎 바람 불어옵니다 꽃향기 미소 스며들어 시원해지고 맑은 계곡물 흘러 쌓인 피로, 헛된 욕망 씻어줍니다 언제 어디서든, 그대와 마주 앉으면 지친 영혼 새 힘 얻어 하늘 납니다 더보기
사랑의 거처 - 김선우 사랑의 거처 - 김선우 살다보면 그렇다지 병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지 치료하기 어려운 슬픔을 가진 한 얼굴과 우연히 마주칠 때 긴 목의 걸인 여자― 나는 자유예요 당신이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과 아랑곳없는 완전한 폐허예요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눈 나는 텅 빈 집이 된 듯했네 살다보면 그.. 더보기
무꽃 - 김선우 무꽃 - 김선우 집 속에 집만한 것이 들어있네 여러날 비운 집에 돌아와 문울 여는데 이상하다, 누군가 놀다간 흔적 옷장을 열어보고 싱크대를 살펴봐도 흐트러진 건 없는데 마음이 떨려 주저앉아 숨고르고 보았네 무 꽃 버리기 아까워 사발에 담아 놓은 무 토막에 사슴뿔처럼 돋아난 꽃대궁 사랑을 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