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포옹 - 김선우 포옹 - 김선우 누군가를 포옹한 채, '힘내라...'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요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포옹한 채, '힘내요...'라고 말할 때, 당신의 가슴으로 직접 울리는 목소리를 듣는 일을 내가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가슴으로 울리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요 더보기 고드름 - 김선우 고드름 - 김선우 흐르는 것들을 위해 기도하자 (저 응집된 열망!) 네 속으로 내가 흘러 약속한 듯 우리의 발밑 환해지고 자꾸만 튀어오르는 물방울 지금은 다만 거꾸로 서자 흐르는 것 흘러서 네게 가는 것 몸의 능선을 따라 깊은 곳 여울질 수 있다면 어혈을 씻어내릴 수 있다면 (저 열망의 투명한 속!) .. 더보기 포도밭으로 오는 저녁 - 김선우 blog.daum.net/edmong 포도밭으로 오는 저녁 - 김선우 포도밭에 갔습니다 포도 철의 마지막 무렵이었습니다 포도밭 할머니가 전지가위와 바구니를 내주며 손수 담아오라 하였습니다 바구니를 건네주는 손바닥에 못이 많았습니다 십자가를 등짐 지고 야위어가는 포도나무 못자국 난 손바닥을 들여다보다 나.. 더보기 애무의 저편 - 김선우 애무의 저편 - 김선우 웃통 벗고 수박을 먹는데 발가락에 앉았다 젖무덤을 파고드는 파리 한마리 손사래도 귀찮아 노려보는데 흡, 부패의 증거인지도 몰라 눈치 챈 걸까 이제 아무도 못 믿게 돼버린 걸 구겨진 발톱, 숱하게 생발을 앓아온 희망에게 내밀 수 있는 건 소화제 몇 알 비굴하지 않게 예스라.. 더보기 돌에게는 귀가 많아 - 김선우 돌에게는 귀가 많아 - 김선우 귀가 하나 둘 넷 여덟 나는 심지어 백 개도 넘는 귀를 가진 돌도 보았네 귀가 많은데 손이 없다는 게 허물될 것 없지만 길 위에서 귀 가릴 손이 없으면 어쩌나 나도 손을 버리고 손 없는 돌을 혀로 만지네 이 돌은 짜고 이 돌은 시네 달고 맵고 쓴 돌 칼칼한 돌 우는 돌 단 듯.. 더보기 별은 다정하다 - 양애경 별은 다정하다 - 양애경 집에 돌아오며 언덕길에서 별을 본다 별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별은 그저 자기 할일을 하면서 반짝반짝 하는 거겠지만 지구가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같아서 내가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같아서 그렇다 눈에 닿는 별빛이 몇만년 전에 출발한 것이라든지 그 별이 .. 더보기 하얀 원피스를 입고 - 양애경 햐얀 원피스를 입고 - 양애경 하얀 원피스를 입고 지나가네 대전역 앞 광장 스무 살 초여름 아침에 엇갈려 지나가던 스무 살 청년, 그 서늘하면서도 뜨겁던 눈길이 풋풋하던 짧은 머리칼이 오늘은 역전 앞 벤치에 오십 초반의 실직자가 되어 앉아 있네 아직 머리는 숱이 많은 반백인데 충혈되어 흑백의.. 더보기 그창 - 양애경 그창 - 양애경 그대 살았던 집 근처를 지나면 눈은 저절로 그 쪽으로 쏠려 귀도 쫑긋 그 쪽으로 쏠려 이 각도에선 그 집 지붕도 보이지 않지만 그 창도 물론 보이지 않지만 온몸이 그 쪽으로 쏠려 세포 하나하나가 속삭여 온몸의 솜털이 일어서 나부껴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다! 이제 그대 거기 살지도 .. 더보기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