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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살구꽃이 지는 자리 / 정끝별 살구꽃이 지는 자리 / 정끝별 바람이 부는 대로 잠시 의지했던 살구나무 가지 아래 내 어깨뼈 하나가 당신 머리뼈에 기대 있다 저 작은 꽃잎처럼 사소하게 당신 오른 손바닥뼈 하나가 내 골반뼈 안에서 도리없이 흩어지고 있다 꽃 진 자리가 비어간다 살구 가지 아래로 부러진 내 가슴뼈들이 당신 가슴.. 더보기
連理枝(연리지) / 정끝별 連理枝 / 정끝별 너를 따라 묻히고 싶어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열 길 땅속에 들 한 길 사람 속에 들어 너를 따라 들어 외롭던 꼬리뼈와 어깨뼈에서 흰 꽃가루가 피어날 즈음이면 말갛게 일어나 너를 위해 한 아궁이를 지펴 밥 냄새를 피우고 그을은 달빛 한 동이에 삼베옷을 빨고 한 종지 치자 향으로 몸.. 더보기
비오는 날의 연가 / 손희락 비오는 날의 연가 / 손희락 장마비인가 했더니 그대를 사모하는 그리움의 비입니다. 창가의 낙수소리 그대의 음성처럼 들립니다. 고독의 공간에서 망각의 우산을 펼치지만 쉴새없이 퍼붓는 추억의 소낙비를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다림에 지쳐서 그대곁으로 달려가지만 차가운 그대의 눈빛에 제자.. 더보기
그대 / 이형기 그대 / 이형기 내 손바닥에 점찍힌 하나의 슬픔이 있을때 벌판을 적시는 강물처럼 폭넓은 슬픔으로 오히려 다사로운 그대! 더보기
寂莫江山 / 이 형기 적막강산(寂莫江山) - 이형기 풍경은 正座하고 산은 멀리 물러앉아 우는데 나를 에워싼 적막강산 그저 이렇게 저문다 살고 싶어라 사람 그리운 정에 못이겨 차라리 사람 없는 곳에 살아서 淸明과 不安 期待와 虛無 천지에 자욱한 가랑비 내린다 아 이 寂莫江山에 살고 싶어라. - 이형기, '비' 에서 Concert.. 더보기
연못가에서... / 진각국사 최식 연못가에서... / 진각국사 최식 고운 바람이 소나무 끝에 부니 소슬히 맑고 구슬픈데, 밝은 달이 못 가운데 떨어져 맑고 깨끗하여 티끌 하나 없구나 보이고 들리는 것은 더욱 상쾌하여 시를 읊조리며 홀로 어정거리다가 흥이 다하면 다시 고요히 앉았노라니 차가운 마음이 식은 재와 같도다. 더보기
내 허락없이 아프지마 / 유상희 내 허락없이 아프지마 / 유상희 꽃이 필 때는 불어오는 바람에게 아프다고 말 하잖아 진주 조개는 상처가 쓰리면 파도에게 하소연 하는데 아프려면 사랑하는 당신 나에게 물어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 상처 호~불어 달라고 부탁하지 쓰라린 가슴 비에게 일러 어루만져 주라 얘기도 하지 정말이야 이.. 더보기
어느 사랑의 기록 / 남진우 어느 사랑의 기록 / 남진우 사랑하고 싶을 때 내 몸엔 가시가 돋아난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은빛 가시가 돋아나 나를 찌르고 내가 껴안는 사람을 찌른다 가시 돋친 혀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핥고 가시 돋친 손으로부드럽게 가슴을 쓰다듬는 것인 그녀의 온몸에 피의 문신을 새기는 일 가시에 둘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