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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행복 - 유치환 빨간우체통*유성구 갑동 갑하산 오르는 길에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 더보기
우울한 샹송 - 이수익 하늘아래 첫 우체통*지리산 장터목 산장에서...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悲哀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衣裳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 더보기
그리운 이 그리워 - 오세영 추억의 경춘선*남이섬가는 길에 가평역에서... 그리운 이 그리워 - 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 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더보기
낙엽 - 헤르만 헤세 낙엽 - 헤르만 헤세 꽃마다 열매가 되려 하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하니,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 말고는 달리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여름까지도 가을이 오자 조락을 느끼게 하매, 나뭇잎이여! 바람이 너를 유혹하거든 그냥 가만히 달려 있거라. 네 유희를 계속하며, 거역하지.. 더보기
며느리밥풀꽃 - 송수권 며느리밥풀꽃*속리산 묘봉에서 며느리밥풀꽃 - 송수권 날씨 보러 뜰에 내려 그 햇빛 너무 좋아 생각나는 산부추, 개망초, 우슬꽃, 만병초, 둥근범꼬리, 씬냉이 돈나물꽃 이런 풀꽃들로만 꽉 채워진 소군산열도(小群山列島), 안마도(鞍馬島) 지나 물길 백 리 저 송이섬에 갈까 그 중에서도 우리 설움 뼛.. 더보기
갯메꽃 - 송수권 갯메꽃 - 송수권 채석강에 와서 세월따라 살며 좋은 그리움 하나는 늘 숨겨 놓고 살지 수평선 위 눈썹같이 걸리는 희미한 낮달 하나 어느 날은 떴다 지다 말다가 이승의 꿈 속에서 피었다 지듯이 평생 사무친 그리움 하나는 바람 파도 끝머리 숨겨놓고 살지 때로는 모래밭에 나와 네 이름 목터지게 부.. 더보기
산문에 기대어 - 송수권 산문에 기대어 -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 더보기
꿈꾸는 섬 - 송수권 변산 마실길*하섬 꿈꾸는 섬 - 송수권 말없이 꿈꾸는 두 개의 섬은 즐거워라 내 어린 날은 한 소녀가 지나다니던 길목에 그 소녀가 흘려내리던 눈웃음결 때문에 길섶의 잔풀꽃들도 모두 걸어나와 길을 밝히더니 그 눈웃음결에 밀리어 나는 끝내 눈병이 올라 콩알만한 다래끼를 달고 외눈끔적이로도 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