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월의 시 - 김남조 고창 보리밭 유월의 시 -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이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 더보기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민둥뫼제비꽃*한산도에서...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 더보기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 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깜빡깜빡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 더보기 하냥 그렇게 - 김선우 지심도 동백꽃 하냥 그렇게 - 김선우 님이여 꽃이 피고 새가 울면 봄이 왔구나 생각하시어요 하늘은 높고 휘영청 달 밝으면 가을인 줄 아시어요 세상이 밝으면 참 밝구나 생각하고 어둠이 찾아오면 참 어둡구나 생각하시어요. 내가 밉다고 생각하시면 참 밉구나 생각하시어요 나는 하냥 산을 산으로 .. 더보기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사글세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던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카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보이던 이삿짐 가슴이 한참 .. 더보기 가구 - 도종환 가구 - 도종환 아내와 나는 가구처럼 자기 자리에 놓여있다 장롱이 그렇듯이 오래 묵은 습관들을 담은 채 각자 어두워질 때까지 앉아 일을 하곤 한다 어쩌다 내가 아내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내의 몸에서는 삐이걱 하는 소리가 난다 나는 아내의 몸속에서 무언가를 찾다가 무엇을 찾으러 왔는지 잊.. 더보기 인연서설(因緣序說) - 문병란 금수산 능강계곡 * 뻐꾹나리 인연서설(因緣序說)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 더보기 새해 아침 - 이 해인 영덕삼사공원 해맞이모습*산신령님작품 새해 아침 - 이 해인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