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치마 - 문정희 이호련화가 작품 치마 -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 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 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 더보기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 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이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더보기 읽으면 가슴이 따뜻해 지는 글 공룡능선 쑥부쟁이 가을의 대화 당신과 말을 하다보면 이상하게 말이 잘 나와요. 당신이 내게 무슨 마법을 걸어놓았나요? 하늘 높푸른 10월의 힘인가요? 공룡능선 쑥부쟁이 10월 시골길에 가 보면 벼 나락을 말리느라 가을한 볕도 모자랍니다. 바쁘게 가을 수확을 하는 농부는 아름답습니다. 울님의 10.. 더보기 이원규의 지리산 편지 <길을 지우며 길을 걷는다.> 중에서 이원규의 지리산 편지 <길을 지우며 길을 걷는다.> 중에서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 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 더보기 "응" - 문정희 "응" -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나는 나의 문자(文字)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 더보기 가을노트 - 문정희 가을 노트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 더보기 낙엽 - Gourmont, Remy de(R.드. 구르몽) 낙엽 - Gourmont, Remy de(R.드. 구르몽) 시몬 나뭇잎이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욱소리가 낙엽 빛깔은 부드럽고 그 소리는 나즉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려져 땅위에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욱소리가 해질무렵 낙엽 모습은 쓸.. 더보기 남편 - 문정희 남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