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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가을사랑 - 도종환 가을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 더보기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 더보기
들국화 - 천상병 구절초와 소국(현애) 들국화 - 천상병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Easy Listening Pieces 더보기
雪日(설일) - 김남조 설일 - 김남조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 더보기
그대 있음에 - 김남조 그대 있음에 -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뜻을 배우니 오, .. 더보기
가고 오지 않는 사람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Con.. 더보기
아가에게 - 김남조 아가에게 - 김남조 아가야 저건 느릅나무란다 나뭇가지 하나씩 모두 젖는, 너처럼 맨살로 공기뚫고 자라는. 색연필로 그릴 수 있겠니 아름답지 않아도 좋으니 꾸밈없이 뿌리 웅성대고 줄기 건장한 저것을 벌써 잎사귀는 모두 네손가락 감지하고 빛나는구나 나는 느릅나무라고 명확히 뽐내고 있구나 .. 더보기
참회 - 김남조 참회 - 김남조 사랑한 일만 빼고 나머지 모든 일이 내 잘못이라고 진작에 고백했으니 이대로 판결해다오. 그 사랑 떠났으니 사랑에게도 분명 잘못하였음이라고 준열히 판결해다오. 겨우내 돌 위에서 울음 울 것 세번째 이와 같이 판결해다오 눈물 먹고 잿빛 이끼 청정히 자라거든 내 피도 젊어져 새 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