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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길 - 신현림 길 - 신현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들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더보기
꿈꾸는 누드 - 신현림 Gustav Klimt 꿈꾸는 누드 - 신현림 이 남자 저 남자 아니어도 착한 목동의 손을 가진 남자와 지냈으면 그가 내 낭군이면 그를 만났으면 좋겠어 호롱불의 누드를 더듬고 핥고 회오리바람처럼 엉키고 그게 엉켜 자라는 걸 알고 싶고 섹스보다도 섹스 후의 갓 빤 빨래 같은 잠이 준비하는 새 날 새 아침을 맞.. 더보기
풍경달다 - 정호승 풍경달다 -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ll Larghetto - Chopin 더보기
집 - 곽재구 집 - 곽재구 오래 전 당신이 등꽃넝쿨로 나를 붙들기 이전부터 나는 이미 당신의 집이었다 당신이 배추밭을 지나는 바람이었을 때 나는 옥양목 커튼 틈새로 설렘 많은 당신의 모습을 지켜 보았다 당신이 눈보라가 되어 내 낡은 담벼락을 사정없이 후려칠 때도 작은 창 하나에 샛노란 불빛들을 담아 당.. 더보기
삶은 섬이다 - 칼릴 지브란 삶은 섬이다 - 칼릴 지브란 삶은 고독의 대양 위에 떠 있는 섬 믿음은 바위가 되고, 꿈은 나무로 자라는, 고독 속에 꽃이 피고, 목마른 냇물이 흐르고 오! 사람들아, 삶은 섬이다 뭍으로부터 멀어져 있고 다른 모든 섬들과도 떨어져 있는 섬이다 그대의 기슭을 떠나는 배가 아무리 많다 하여도 그대 해안.. 더보기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 칼릴지브란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한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 더보기
그리운 폭우 - 곽재구 그리운 폭우 - 곽재구 어젠 참 많은 비가 왔습니다 강물이 불어 강폭이 두 배도 더 넓어졌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금세라도 줄이 끊길 듯 흔들렸지요 그런데도 난 나룻배에 올라탔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흙탕물 속으로 달렸습니다 아, 참 한 가지 빠트린 게 있습니다 내 나룻배의 뱃머리는 지금 온.. 더보기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그러자 이번에는 한 여인이 말했다. "우리에게 기쁨과 슬픔에 대해 말씀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그가 답했다. 그대의 기쁨은 가면을 벗은 슬픔이니 그대의 울음이 솟는 그 샘이 때로는 그대의 눈물로 채워지는 것과 같이 그 둘은 똑 같은 것이다. 어떻게 그렇지 않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