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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눈물 - 오세영 눈물 - 오세영 인생이란 기쁨과 슬픔이 짜아올린 집, 그 안에 삶이 있다. 굳이 피하지 말라. 슬픔을 … 묵은 때를 씻기 위하여 걸레에 물기가 필요하듯 정신을 말갛게 닦기 위해선 눈물이 있어야 하는 법, 마른 걸레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오늘은 모처럼 방을 비우고 걸레로 구석구석 닦는다. 내일은 우.. 더보기
풀따기 - 김소월 풀따기 - 김소월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 더보기
너를 찾는다 - 오세영 너를 찾는다 - 오 세영 바람이라 이름한다.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들, 무엇이라 호명(呼名)해도 다시는 대답하지 않을 것들을 향해 이제 바람이라 불러본다. 바람이여, 내 귀를 멀게했던 그 가녀린 음성, 격정의 회오리로 몰아쳐와 내 가슴을 울게 했던 그 젖은 목소리는 지금 어디 있는가. 때로는 산들.. 더보기
너 없음으로 - 오세영 너 없음으로 - 오세영 너 없음으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이 어이 바람과 꽃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 더보기
강물 - 오세영 강물 - 오세영 무작정 앞만 보고 가지 마라. 절벽에 막힌 강물은 뒤로 돌아 전진한다. 조급히 서두르지 마라. 폭포 속의 격류도 紹(소)에선 쉴 줄을 안다 무심한 강물이 영원에 이른다. 텅 빈 마음이 충만에 이른다. Prelude , Op.28 No.15 in Db major 'Raindrop' - Chopin 더보기
그리움은 - 전혜린 그리움은 - 전혜린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 건 아니다 아무리 네가 가까이 있어도 너는 충분히 실껏 가깝지 않았다 더욱 더욱 가깝게 거리만이 아니라 모든게 의식까지도 가깝게 가고 싶었던 것이다 더보기
먼 그대 - 오세영 먼 그대 - 오세영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이별의 뒤안길에서 촉촉히 옷섶을 적시는 이슬, 강물은 흰 구름을 우러르며 산다. 만날 수 없는 갈림길에서 온몸으로 우는 울음. 바다는 하늘을 우러르며 산다. 솟구치는 목숨을 끌어 안고 밤새 뒹구는 육신, 세상의 모든 것은 그리움에 산다. 닿을 수 없는.. 더보기
바닷가에서 - 오세영 바닷가에서 - 오세영 사는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