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피어라, 석유! - 김선우 피어라, 석유! - 김선우 할 수만 있다면 어머니, 나를 꽃 피워주세요 당신의 몸 깊은 곳 오래도록 유전해온 검고 끈적한 이 핏방울 이 몸으로 인해 더러운 전쟁이 그치지 않아요 탐욕이 탐욕을 불러요 탐욕하는 자의 눈앞에 무용한 꽃이 되게 해주세요 무력한 꽃이 되게 해주세요 온몸으로 꽃이어서 꽃.. 더보기 어라연 - 김선우 어라연 - 김선우 강원도 정선 어라연 계곡 깊은 곳에 어머니 몸 씻는 소리 들리네 ---자꾸 몸에 물이 들어야 숭스럽게스리 스무살모냥...... 젖무덤에서 단풍잎을 훑어내시네 어라연 푸른 물에 점점홍점점홍 ---그냥 두세요 어머니,아름다워요 어라연 깊은 물 구름꽃 상여 흘러가는 어라연에 나, 가지 못.. 더보기 표절 - 김경미 표절 - 김경미 우리는 매일 표절시비를 벌인다 네 하루가 왜 나와 비슷하냐 내 인생이 네 사랑은 그렇고 그런 얘기들 밤 전철에서 열 사람이 연이어 옆사람 하품을 표절한다 더보기 만약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 김선우 만약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 김선우 나는 그를 죽이는 중입니다. 잔뜩 피를 빤 선형동물, 동백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그는 떨어져 꿈틀대는 빨간 벌래들을 널름널름 주워먹습니다 나는 메스를 더욱 깊숙이 박았지요. 마침내 그의 흉부가 벌어지며 동백꽃이 모가지째 콸콸 쏟아집니다. .. 더보기 桃花(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桃花 아래 잠들다 - 김선우 동쪽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색을 탐했네 온 마음 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도화, 바람에 실려 송화처럼 진창을 떠다.. 더보기 아욱국 - 김선우 아욱국 - 김선우 아욱을 치대어 빨다가 문득 내가 묻는다 몸속에 이토록 챙챙한 거품의 씨앗을 가진 시푸른 아욱의 육즙 때문에 엄마 오르가슴 느껴본 적 있어? 오르가슴이 뭐냐? 아욱을 빨다가 내 가슴이 활짝 벌어진다 언제부터 아욱을 씨 뿌려 길러먹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으응,그거!그,오,가.. 더보기 풀꽃과 더불어 - 구상 풀꽃과 더불어 - 구상 아파트 베란다 난초가 죽고 난 화분에 잡초가 제풀에 돋아서 흰 고물 같은 꽃을 피웠다. 저 미미한 풀 한 포기가 영원 속의 이 시간을 차지하여 무한 속의 이 공간을 차지하여 한 떨기 꽃을 피웠다는 사실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기하기 그지없다. 하기사 나란 존재가 역시 영원.. 더보기 사랑의 변주곡 - 김수영 사랑의 변주곡 - 김수영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도시의 끝에 사그라져 가는 라디오의 재갈거리는 소리가 사랑처럼 들리고 그 소리가 지워지는 강이 흐르고 그 강 건너에 사랑하는 암흑이 있고 3월을 바라보는 마른 나무들이 사랑의 봉오리를 준비하고 그 봉오리의 속삭임.. 더보기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57 다음